지난해 12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서 참석자들이 네이버클라우드 부스를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국가대표 인공지능(AI) 정예팀의 1차 탈락팀 발표를 앞두고 ‘공정 심사’를 강조하고 나섰다. 일부 팀의 중국 AI 모델 차용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국가대표 AI 사업의 신뢰성까지 흔들리는 상황을 차단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8일 배 부총리는 자신의 SNS에서 “최근 독파모(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가 from scratch(프롬 스크래치·처음부터 직접 설계한 모델) 여부 이슈 등 논쟁도 있지만 세계적인 수준의 AI 모델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다만, 평가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고 윤리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비로서 K-AI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 부총리가 이날 언급한 논쟁은 최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일부 AI 모델의 독자성을 둘러싼 논란을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는 국가 안보나 국민 생활과 직결된 분야에서 해외 빅테크 AI 모델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한국만의 AI 모델을 육성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8월 5개 정예팀이 선정됐으며, 반기마다 한 팀씩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2027년 상반기 최종 2개 팀을 선발할 예정이다.
중국 AI 모델 차용 의혹은 첫 탈락팀 발표를 10여일 앞두고 제기됐다. 고석현 사이오닉AI 대표는 지난 2일 정예팀 중 한 곳인 업스테이지의 AI 모델 ‘솔라-오픈-100B’가 중국 지푸AI의 ‘GLM-4.5-Air’에서 파생됐다고 주장했다. 업스테이지는 즉각 설명회를 열어 이를 반박했고, 이후 고 대표가 “검증이 엄밀하지 못했다”고 사과하면서 공방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논란은 네이버로 번졌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시드 32B 싱크’가 중국 알리바바의 ‘큐원(Qwen) 2.5’ 모델에서 이미지 정보를 처리하는 비전 인코더 모듈과 이 모듈에 적용된 가중치까지 차용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비전 인코더가 ‘눈’에 해당한다면, 가중치는 이미지의 특징을 어떤 방식으로 인식할지 정하는 사전 학습된 기준이다.
네이버는 차용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시스템 최적화를 위해 검증된 외부 인코더를 채택한 것일 뿐, 언제든 자체 개발 기술로 교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용한 비전 인코더는 눈과 두뇌를 연결하는 ‘시신경’일 뿐이고 ‘두뇌’에 해당하는 파운데이션 모델 자체는 네이버의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가중치까지 활용한 것은 일부 ‘지능’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15일로 예정된 1차 탈락팀 발표 과정에서 정부가 ‘독자 AI 모델’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