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지원을 받는 예멘 분리주의 무장세력 남부과도위원회(STC)가 예멘 남부 아덴의 검문소를 지키고 있다. 검문소 뒤로 STC가 부활을 외치는 옛 남예멘의 국기가 보인다. EPA연합뉴스
이슬람 수니파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최근 예멘 영토에서 대리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UAE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무장세력이 외교적 목적으로 사우디를 방문했다가 행방이 묘연해졌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예멘 분리주의 무장세력 남부과도위원회(STC)는 이날 성명에서 “회담 참석차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찾은 STC의 고위급 대표단 50여명이 도착 직후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STC는 대표단의 가족과 동료들이 연락을 시도하고 있으나 휴대전화가 꺼져 있거나 응답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이날 STC 대표단은 예멘 대통령지도위원회 관계자들과 리야드에서 만나 최근 고조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리야드 공항에 도착해 검은색 버스에 탑승한 이후 행방불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지도위는 사우디 연합군의 지원을 받는 통치 조직으로 국제사회에서 예멘의 정부로 인정받고 있다. STC는 옛 남예멘의 부활을 요구하는 분리주의 무장단체로 UAE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들 단체를 지원하며 10년 넘게 예멘 내전에 개입해온 사우디와 UAE는 최근 예멘 영토에서 대리전을 전개했다. 지난해 말 STC가 사우디 접경 지역인 예멘 동부 하드라마우트·마라주 등을 장악하자 사우디는 이를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예멘 내 STC 거점을 두 차례 공습했다.
이날 앞서 아이다로스 알주바이디 STC 위원장은 대통령지도위의 초청을 거부하고 리야드행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대통령지도위는 알주바이디 위원장을 반역죄 혐의로 기소했다. 사우디 연합군은 수배 상태였던 알주바이디가 UAE의 도움을 받아 아부다비로 도피했다고 밝혔다.
이날 사우디 연합군은 그의 고향인 예멘 알달레주를 15차례 이상 공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