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끼 키우기>, 바람북스
코로나19 셧다운 시기 영국 시골의 한 마을에서 머물던 저자는 우연히 갓 태어난 야생 산토끼를 키우게 된다. 유럽의 야생 산토끼는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하얗고 귀여운 집토끼와 달리 충혈돼 보이는 눈, 길고 강인해 보이는 귀와 다리 등 외형부터 야생성이 강한 동물이다. 다만 저자는 이런 산토끼를 ‘반려동물’로 여기지는 않는다. 인간의 손길이 동물의 야생성에 해를 끼칠까, 새끼 때 분유를 먹이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안아 올리거나 쓰다듬지도 않고 이름도 따로 지어주지 않는다. 저자는 산토끼를 키우고 공부하면서 인류가 문명을 쌓아 올리는 동안 피해를 입어온 모든 동식물에 대해 안타까움과 책임을 느낀다. 집 주변의 풀을 깎고 농지를 넓히는 행위도 산토끼의 야생동물의 은신처를 없애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산토끼와 새끼들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힘에, 시간에, 그리고 인간의 활동에 종속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