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끝내 사라지지 않고
서정홍 지음
교육공동체 벗 | 340쪽 | 1만8000원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했던가. 수많은 이들의 노동이 있어야 작물을 길러낼 수 있는 농촌에서 더 가깝게 다가오는 말이다.
<희망은 끝내 사라지지 않고>의 저자는 몸으로 느끼고 배운 것들이 사람을 만들고, 그런 배움들이 더 나은 삶을 만들어 낸다고 말한다. 그리고 몸을 쓰기에는 농부라는 직업이 제격이라고도 한다.
책은 20년 넘게 농사를 지으며 시와 산문을 써온 서정홍 시인이 15년 만에 낸 산문집이다. 1990년 마창노련문학상으로 등단한 저자는 1992년 <아들에게>로 전태일문학상을 받는 등 많은 상을 받았다. 신문사 등에 기고했던 짧은 글 여럿을 엮어낸 이 책은 농부로서의 자부심과 함께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뇌가 엿보인다.
책은 총 4부로 이뤄져 있다. 1부에서는 밭을 일구며 얻은 깨달음을 담았다. 저자는 농사를 ‘사람을 살리는 성스러운 일’이라고 한다. 2부에서는 농사를 지으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서울에서 내려온 그에게 곁을 내어준 동네 주민들부터 함께 농사일에 나서는 사람들, 함께 글 쓰고 농사의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들과의 일화를 담았다. 3부와 4부는 농부의 눈으로 본 변화하는 세상을 담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휩쓸고 간 농촌 상황, 경제적 불평등과 농업 활성화, 기후 위기를 가장 가깝게 마주하는 삶 등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세상이 조금이라도 살 만해졌다면 이 책을 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농촌의 고령화 현상과 기후변화 등으로 농촌은 더 팍팍해졌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저자는 농촌이 세상에 줄 수 있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두 손으로 거둬낸 작물들이 주는 기쁨과 남과 바투 붙어 지내는 농촌 생활의 즐거움을 말한다. 농부들은 이런 재미로 살아간다고 자랑하는 듯하다. 만약 ‘도시 것’들도 귀농한다면 비슷한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