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탄은행 관계자가 지난 2일 대구 서구 비산동의 한 교회를 찾은 시민들에게 연탄을 나눠주고 있다.
대구서만 1620가구가 연탄 사용
지자체 지원은 2개월분에 그쳐
‘연탄은행’ 등 민간 후원에 의존
“풍족하게 나눠 드리지 못해서 죄송할 따름이죠.”
지난 2일 대구 서구 비산동의 한 교회에서 만난 대구연탄은행 관계자가 연탄을 꺼내며 말했다. 교회가 운영을 돕는 대구연탄은행에선 이날 인근 주민 2명이 하루 난방에 필요한 ‘최소한의 연료’인 연탄 3장씩을 받았다.
이 교회 이대희 목사는 “이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하루 4~5장의 연탄이 필요한데, 기부금이 줄면서 필요한 양을 나눠 주지 못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탄을 사용하는 저소득·고령층 등에 대한 도움의 손길이 해마다 줄면서 에너지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식어가는 연탄불의 온기를 되살리기 위해 공공 지원 강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밥상공동체복지재단·연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연탄 사용 가구는 5만9695가구로 집계됐다. 전국 총가구 수(5115만4981가구)의 약 0.1%에 불과하다.
대구의 연탄 사용 가구는 2년 전보다 12%가량 줄었지만 전국 8개 특·광역시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국 연탄 사용 가구 조사 결과’를 보면, 대구는 1620가구로 서울(1129가구)보다도 많았다.
대구시는 지난해 연탄보일러를 쓰는 871가구에 연탄쿠폰(47만2000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2023년 969가구, 2024년 923가구로 매년 규모를 줄이고 있다.
연탄 사용 가구가 겨울철(10월~이듬해 3월)을 나기 위해서는 1000장가량이 필요하다. 지자체 지원으로는 2개월 정도만 버틸 수 있다. 대구연탄은행에서 만난 김모씨(64)는 “수급 자격이 없어 연탄쿠폰은 받지 못하고 민간 지원에 기대고 있다”면서 “남편이 아들과 함께 막노동판에 나가고 있지만 불경기에다 겨울철이라 일감이 없어 공치는 일이 많다. 연탄은행의 도움이 없었다면 막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후원의 사정도 좋지 않다. 대구연탄은행은 2016년부터 매년 8만~9만장의 민간 지원을 받았다.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1년에는 17만2000장까지 늘었지만 지난해 7만4000장으로 줄었고 올해는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연탄은행 측은 “민간단체가 정부나 지자체 지원의 연탄 부족분을 채워주는 것을 넘어서서, 일차적으로 담당해야만 하는 정도에 이르렀다”면서 “경기침체 탓에 후원과 봉사가 줄고 있어 취약계층에 대한 지자체 지원 확대 등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