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수십억원 들인 AI로봇
기업 기술 지원 끊기고 부서 폐지
수리 불가, 고장 날 때마다 ‘폐기’
기술 보안 이유 매각·기부도 못해
4월에 대체 로봇 또 도입한다는데
인천공항 이용객이 안내로봇 에어스타를 조작하고 있다. 2018년 배치된 에어스타는 운영이 종료돼 지난해 14대 모두 폐기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여행객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체크인 카운터 위치를 알려주고, 사진을 찍어주던 안내로봇 에어스타(AIRSTAR)를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이 로봇을 공항에서 찾아볼 수 없다. 모두 폐기처분됐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이 수십 억원을 들여 자율주행기능 및 음성인식 등 최첨단 ICT(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로봇에어스타를 도입한 지 불과 7년 만에 14대를 모두 폐기한 것으로 8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확인됐다.
공항 이용객을 위해 거액을 쏟아부어 고도화된 로봇을 매번 도입하면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하지 않으면서 이곳의 로봇들은 매번 운영기간만 끝나면 폐기될 운명에 놓이고 있는 것이다.
2018년 처음 선보인 에어스타는 인천공항의 ‘명물’ 이었다. 푸른기술이 로봇의 하드웨어를 제작하고 LG CNS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협력으로 탄생한 에어스타는 4차 산업혁명 기술발전의 성공사례로 꼽혔다.
에어스타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공항 안내 로봇이다. 제1·2 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과 1층 입국장에 배치돼 공항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공항 시설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출국장에 배치된 에어스타는 여행객이 항공편을 말하면 체크인카운터 위치를 알려주고, 목적지까지 에스코트를 했다. 출국장 혼잡도와 보안검색절차, 기내반입 물품 여부도 알려줬다. 입국장에서는 수하물수취대 위치 및 대중교통 이용정보도 제공했다. 카메라로 기념사진을 촬영해 e메일이나 문자로 전송하는 서비스도 제공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에어스타 로봇제작과 관제시스템 구축에 28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LG CNS와의 계약종료로 기술지원이 끊겼다. 때문에 부품이 고장나도 수리를 할 수 없어 고장이 날 때마다 폐기처분됐다. 기술 보안 유지 등을 이유로 매각이나 기부·증여·교환·신탁 등 재활용도 할 수 없었다.
8일 인천공항 제1 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에서 청소로봇이 혼자서 돌아다니며 청소를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3억4300만원을 들여 청소로봇 17대를 입대해 사용하고 있다. 박준철 기자
에어스타에 이어 면세구역에서 임산부와 노인 등 교통약자들의 짐을 운반해 주던 ‘카트 로봇’도 지난해 12월부로 운영을 종료했다. 카트 로봇 6대는 지난 2020년 11월 인천공항공사가 9억원을 들여 도입했었다. 이번 운영종료로 카트 로봇 역시 에어스타처럼 폐기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임대로 들여온 청소 로봇만 공항을 돌아다니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오는 4월부터 18억5000만원을 들여 기존의 에어스타를 대신할 ‘순찰·안내로봇’ 19대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