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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새해 한국 경제는 '성장률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아 보인다.

전 전 교수는 지난달 23일 서울 한국금융연구센터 사무실에서 진행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정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라며 "양극화 해소를 위해선 돈을 걷어야 하는데 이 정부가 지방선거까지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는 성장에 필요한 요소로 "청년층에 대한 인적 자본 투자가 중요하다"며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지원하는 것이 기성세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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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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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인 “새해 가장 우려되는 것은 양극화···적극적 과세정책과 청년층에 투자 필요”

입력 2026.01.09 06:00

수정 2026.01.0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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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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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한국경제 어디로(하)]

“양극화 해결, 올해가 해결의지 시금석”

“환율, 기초체력 떨어진 원인, 섣부른 정부 개입 안돼”

“이 정부, 금산분리 완화…벌써 재벌에 놀아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

새해 한국 경제는 ‘성장률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아 보인다. 1.8~2% 초반의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높다. 그러나 2%라는 낮은 잠재성장률, 산업 공동화, 계층별 양극화가 새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향신문은 새해 한국 경제의 방향을 짚기 위해 경제·산업 분야 인터뷰 3회를 싣는다.

전성인 전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새해 경제전망과 관련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전성인 전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새해 경제전망과 관련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국내 대표적인 개혁 성향 경제학자인 전성인 전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한국 경제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소득의 양극화”를 꼽았다. 그는 양극화가 해소되지 않으면 성장 동력도 훼손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전 교수는 지난달 23일 서울 한국금융연구센터 사무실에서 진행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정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라며 “양극화 해소를 위해선 (세금 등으로) 돈을 걷어야 하는데 이 정부가 지방선거까지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는 성장에 필요한 요소로 “청년층에 대한 인적 자본 투자가 중요하다”며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지원하는 것이 기성세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현 정부가 적극적인 과세 정책을 펼치고, 청년층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양극화는 나설 수 있는 주체가 정부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2024년 말 정년퇴직한 전 전 교수는 그간 한국의 재벌·금융 개혁에서 진보적 목소리를 내온 현실 참여형 학자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지난 6개월 성과로 ‘상법 개정’을 꼽으면서도 금산분리 완화 기조 등에는 쓴소리를 내놨다.

전 전 교수는 특히 지주사 지분율 요건 완화 등 금산분리 완화 기조와 관련해 “이 정부가 금융과 관련해 너무 재벌과 가깝다”라며 “벌써 재벌의 손에 놀아나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성장펀드에도 향후 감사원 감사 또는 국회 보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양극화, 나설 수 있는 주체는 정부 뿐

-새해 한국경제 전망은.

“교수로서 얘기할 수 있는 것은 구체적인 성장률 수치보다는 한국 경제에 어떤 위험 요소가 있는지에 대해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소득의 양극화, 부의 양극화다. 이 두 가지가 성장 동력을 훼손하고 사회의 유대의식을 갉아먹으며 재생산 역량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를 정부가 잘 해결해야 하는데 2026년이 시금석이 될 것이다. 첨단산업은 돈이 되니 기업들이 열심히 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양극화는 나설 수 있는 주체가 정부밖에 없다. 정부가 그런 문제에 관심을 더 가질지, 번드르르한 일에만 신경을 쓸 것인지 판단해봐야 한다.”

-최근 환율은 어떻게 보는가.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 떨어진 것이 근본 원인이다. 단기적으로 한미 금리격차나 서학개미 문제를 얘기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기초체력의 한계 때문이다. 문제는 정책 당국자가 언급하는 순간부터 시장이 왜곡된다는 점이다. 사람이 열이 높다면 체온기에 36.5도가 아니라 37도나 38도로 나타나지 않겠나. 하지만 ‘체온계 수치가 왜 이렇게 높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얼음을 환자 머리가 아닌 체온계에 집어넣어 게이지(수치)를 낮추려 하면 문제가 될 것이다. 정부가 말로는 과도한 출렁임을 방지하지 위해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한다고 하지만, 하면 안되는 일도 하려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전성인 전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새해 경제전망과 관련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전성인 전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새해 경제전망과 관련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선거 뒤 세법 개정안 발의하면 늦어

-경제정책 최우선 목표는 뭐가 돼야 하나.

“우선 재정 문제가 중요하다. 지금 민생회복소비쿠폰부터 상생 페이백까지 돈을 퍼주고 있다. 돈을 쓰는데는 반대하진 않는다. 문제는 이를 위해서는 돈을 걷어야 하는데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적어도 지방선거까지는 그럴 것이다. 세금 정책과 같이 양극화 해소에 필요하지만 인기없는 정책은 뒤로 밀릴 수 있다. 선거가 끝나야 정부가 세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내후년쯤 과세를 늘릴 수 있을텐데, 이는 좀 늦은 시점이다.”

-성장을 위해서는 뭐가 필요하다고 보나.

“반도체가 한국경제를 이끄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는 장기적인 추세가 아닌 경기순환주기상 그런 것이다. 이를 경제성장으로 보면 착시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성장을 이루려면 젊은 사람들에 대한 인적자본 투자가 중요하다. 정부가 정년을 연장한다고 하지만, 노년층이 자리를 차지하면 젊은층은 임금을 상실하고 생산현장을 접할 기회도 사라질 수 있다. 고령층 대신 젊은 사람을 뽑아 훈련시켜야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가 개선되고, 청년들이 현장에서 얻는 인적자본의 습득도 빨라질 것이다. 그것이 우리사회 경쟁력이 된다.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지원하는 것이 기성세대가 해야 할 일이다.”

-정부는 국민성장펀드로 성장 물꼬를 트겠다고 한다.

“이런 펀드는 필요하지만 문제는 지배구조다. 민관 합동 전략위원장에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3명이 이름을 올렸다. 세금으로 하는 사업에 국고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니라 금융위원장을 앉힌 것이 이해가 안된다. 서 회장과 박 회장도 국민들 돈이 들어간 ‘꿀단지’를 맡는 이로서 이력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서 회장은 범죄 혐의가 있고 박 회장은 논란이 많았다. 향후 이상한 곳에 투자하거나, 정치권이 원하는 곳에 돈을 넣어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향후 펀드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받고, 국회 보고 등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금융소비자 보호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직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중소 자영업자들의 채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정부 들어 자영업자 채무조정 등이 진행됐지만 부족하다. 현재보다 더 대규모로 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때 국민행복기금도 기획 단계에서 규모가 18조원 이상이었다. 그 후 코로나19 사태라는 커다란 충격을 추가로 받았다. 물가 상승까지 고려하면 50조원 규모로는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 너무 재벌과 가까워”

-지금까지 이재명 정부를 평가하자면.

“이 대통령의 성과라면 코스피 지수가 4000 이상으로 올라왔다는 점이다. 또 상법 개정과 관련해 여러 진일보한 측면이 있었다는 것이 괄목할만한 성과라고 본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우 한미 관세협상을 이끌며 조율도 하고 나름 타결을 이끌어낸 점이 잘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그가 관련됐을 것으로 짐작되는 일 중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위해 금산분리를 완화하는 등 각종 규제를 풀어준 점은 문제가 있다. 이 정부는 금융과 관련해 너무 재벌과 가깝다. 1년도 안 됐는데 행복한 동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정부가 벌써 관료나 재벌의 손에 놀아나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된다.”

-금융감독기구 개편을 강하게 주장해왔는데 무산됐다.

“금융위원회 조직이 살아남았는데, 금융위 입장에서는 만족하겠지만 국민경제적으로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관료들이 처음에는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여주지만, ‘이 사람은 우리 손바닥 위에서 춤추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문제가 될 것이다. 나중에는 그들만의 아젠다를 추구하거나, 기업 등 자신들과 이해관계가 있는 자들이 하는 부탁을 관철시키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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