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 국기.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등이 포함된 이중용도(민간·군사용) 물자의 수출통제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일본 기업에 대한 희토류 수출 전반을 제한하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중국이 일본 기업에 대한 중희토류와 이를 포함한 자석 등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고 중국 내 희토류 수출업체 두 곳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으로 향하는 희토류 수출허가 신청 심사가 중단됐으며, 이러한 수출허가 제한은 일본 방위산업 기업만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일본 산업 전반에 걸쳐 적용되고 있다고도 전했다.
중국은 지난 6일 일본 군사 사용자 등 일본 군사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용도의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금지하고, 중국산 이중용도 품목을 일본으로 이전하는 제3국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예고했다.
중국 관영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7일 중국 정부가 일본을 상대로 지난해 4월 관리대상으로 지정된 중희토류 7종의 대일본 수출통제 허가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민간용도 희토류 수출까지 제한될 가능성이 거론됐다. 허야둥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민간용도 부문은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군사적 목적의 희토류 수출뿐만 아니라 민간용도 수출도 옥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중 관세전쟁이 격화하던 지난해 4월 전체 희토류 원소 17종 중 사마륨, 가돌리늄, 터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7개 중희토류 및 관련 품목을 이중용도 물자로 규정하고 수출통제로 관리 중이다. 중국은 이들 품목을 중국 밖으로 반출하려면 심사를 거쳐 특별 수출허가를 받도록 하고, 허가를 내주지 않거나 절차를 지연하는 방식으로 전반적인 희토류 수출을 규제해왔다.
중국은 2010년 일본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문제로 분쟁을 겪었을 때도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사실상 중단해 타격을 입혔다. 일본은 이를 계기로 대중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려 노력해왔으나, 여전히 60%가량은 중국산에 기대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1년간 규제하면 일본의 경제 손실은 약 2조6000억엔(약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0년 희토류 위기 당시 일본 경제산업성을 위해 핵심광물 무역을 연구했던 희토류 분석가 데이비드 S 에이브러햄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에 따른 일본의 산업 차질이 글로벌 공급망에 파급을 줄 것이라며 “그 영향은 스며들어 퍼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약 두 달 만에 희토류 수출제한 카드를 꺼내 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지난해 중국은 자국민 일본 여행 자제령에 이어 일본 영화 상영 연기,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등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