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기마부대 공존하는 모습 포착
포장도로 없어 말·당나귀·낙타 등 동원
드론 조종사들이 말 살리려 노력하기도
말 안장에 스타링크 위성통신용 안테나 등을 설치한 러시아군의 모습. 러시아 독립언론 ‘아스트라’ 텔레그램 채널 공개 영상 갈무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기마부대와 낙타부대를 투입했으며, 말 안장에 위성통신 안테나를 얹은 모습이 포착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말 안장에 스타링크 위성 통신용 안테나, 단말기, 보조배터리 등을 설치해놓은 영상과 사진이 최근 공개됐다. 러시아 독립언론매체 ‘아스트라’는 텔레그램 채널에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말 안장에 두 개의 금속 봉이 달려 있고 그 위에 스타링크 단말기가 얹혀있다. 군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은 스타링크 단말기를 설치했다고 설명하면서 “여기를 용접했다. 아주 잘 된다”고 러시아어로 말하는 모습도 담겼다. 이 같은 스타링크 단말기 설치는 러시아군이 통신 사정이 열악한 전장에서 드론을 운영하면서 인터넷 통신을 통해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원격조종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텔레그래프는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제92여단이 공개한 영상에 말을 타고 들판을 달려가는 러시아군 기병들을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추격하는 모습이 담겼다고도 전했다. 제92여단은 영상 설명에서 “러시아 점령군은 ‘육류 분쇄기’ 공격으로 많은 장비를 잃어 말을 타고 이동해야 한다”고 했다. ‘육류 분쇄기’ 공격은 러시아군이 대규모 인명피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에 병력을 투입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제92여단이 공개한 영상에서 말을 타고 들판을 달려가는 러시아군 기병의 모습이 담겼다. 우크라이나군 공개 영상 갈무리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드론 등 급속한 기술 발달을 활용한 공격을 특징으로 하지만, 러시아군이 옛날 방식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에선 기마부대뿐 아니라 오토바이나 산악자전거로 전장에 투입되는 병사들도 있다고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말을 탄 군인이 죽거나 다친 사례가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해 10월이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비슷한 시기에 러시아 제51군 제9여단의 ‘폭풍 부대’는 공격 담당 기마병팀을 도네츠크 지역에 투입하려고 계획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러시아군은 이전에도 포장도로가 없어 일반 차량을 투입하기 곤란한 전선에 탄약과 다른 장비를 운송하기 위해 당나귀, 말, 낙타 등을 동원하고 있다는 사례가 다수 전달되기도 했다.
러시아군이 말을 전장에 투입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전술을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우크라이나군 드론 조종사들이 러시아 군인이 탄 말의 목숨을 살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러시아군이 공세를 펼칠 때 러시아군이 이용한 쌍봉낙타를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구해내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