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이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경제성장전략 상세 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재경부 제공
정부가 방산·원전 등 국가 간 수주 경쟁이 심화되는 분야의 대규모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전략 수출금융기금을 신설한다. 국가 전략 분야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도 새로 만든다.
재정경제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재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특별법을 통해 전략 수출금융기금을 신설한다. 전략 수출금융기금은 초대형·장기 계약으로 기존 정책금융만으로는 지원이 어려운 방산·원전·플랜트 분야 등에 별도로 금융을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금융 제도다.
이 기금은 정부 출연과 보증, 정책금융기관 출연, 수혜기업의 기여금 등으로 마련되며 대출·보증·지분투자 형태로 운용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이나 무역보험공사의 지원이 어려운 대규모·장기·저신용 프로젝트가 주요 지원 대상이다. 정부는 수출금융을 통해 발생한 수혜기업의 일부 이익을 전략수출금융기금을 통해 중소·중견기업 등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국내생산 촉진세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인 ‘국내생산 촉진세제’는 반도체·2차전지 등 첨단 산업에 생산세액공제를 적용하는 제도다.
대미 투자 확대로 국내 산업의 공동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생산을 촉진해 소비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방식은 효과나 형평성, 재정 여건 등을 검토해 7월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가 국가 전략 분야에 장기 투자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를 신설한다. 초기 자본금 20조원 규모로 조성될 이 펀드는 정부 출자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유일의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는 외환보유액을 기반으로 운용되는 특성상 안전성에 치중해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면 신설 국부펀드는 싱가포르의 ‘테마섹’ 모델을 참고해 유망 기업 지분 인수나 경영 참여에 나서는 ‘전략적 투자자’ 역할을 하게 된다.
투자 영역도 바이오, 부동산 등 고수익 자산군으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전담 기구를 설치해 투자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독립적으로 보장할 방침이며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과 투자 가이드라인은 올 상반기 내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지방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지역별로 세제 지원을 차등화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은 “기본적으로 법인세 등 사업과 관련된 쪽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어떤 세제 지원을 할지는 구체적으로 더 검토한 다음 추후 발표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산업단지 내 창업 기업에 대해서는 소득세와 법인세를 10년간 100%, 이후 5년 동안에는 50% 감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