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농민들 잇따라 FTA 반대 시위
‘여소야대’ 마크롱 정부에 ‘정치적 변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프랑스 외교관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유럽연합(EU)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면서 프랑스 야권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극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는 이날 오전 마크롱 행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마틸드 파노 LFI 원내 대표는 엑스에 “프랑스가 브뤼셀(EU)에 굴욕을 당했다”면서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불신임안이 제출돼 가결되려면 의회 과반(289명)이 찬성해야 한다.
EU는 이날 FTA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표결을 앞두고 있다. 가중 다수결제에 따라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15개국 이상이 찬성하고 찬성 국가의 인구가 EU 전체 인구의 65%를 대표하게 되면 통과된다. 인구 수가 많아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이탈리아가 지난 7일 FTA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FTA 체결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유럽의 대표적 농업 국가인 프랑스는 남미산 저가 농산물이 시장에 들어와 자국 농산물이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해 FTA에 반대해왔다. 전날 프랑스 각지에서는 2200여명의 농민이 참가한 67건의 FTA 반대 시위가 열렸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이번 FTA는 소수 정부를 유지하고 있는 마크롱 정부에게 정치적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는 오는 3월 지방선거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24년 조기 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한 뒤 정치 기반이 취약해진 상황이다. 르코르뉘 내각은 아직 올해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했고, 프랑수아 바이루 전 총리 등 앞서 여러 총리가 예산안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 사임했다. 로이터는 야권의 불신임안 추진이 “위태로운 정치적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는 마크롱 행정부의 현실을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1999년부터 FTA 협상을 진행해오다 25년만인 2024년 12월 협정 체결을 구두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