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신년연설서 “베네수 국민 의지 존중해야”
로이터 “이례적으로 단호한 표현 사용” 평가
레오 14세 교황이 지난 7일(현지시간)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서 주례 일반 알현을 집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이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전쟁에 대한 열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교황청 주재 184개국 외교단을 대상으로 한 취임 후 첫 신년연설에서 “카리브해와 미국 태평양 연안에서 고조되는 긴장도 심각한 우려의 대상”이라며 “베네수엘라와 관련이 깊다”고 말했다. 교황은 “각국 정부가 향후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를 존중해야 한다”며 “베네수엘라 국민의 인권과 시민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는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교황청 주재 대사도 참석했다. 교황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페루에서 주로 성직자 생활을 하고 시민권도 취득할 정도로 중남미 지역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국제적으로 특히 걱정되는 것은 다자주의의 약화”라며 “대화와 합의를 추구하는 외교는 개인이나 집단 간 힘의 외교로 대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무력으로 국경을 침해하는 것을 금지한 원칙도 깨졌다”라며 “평화는 바람직한 선이 아닌 자신의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무력으로 추구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다시 유행하고 전쟁의 열기가 가득 차 있다”고 우려했다.
이외에도 교황은 낙태·안락사·대리출산 관행 등을 비판했다.
교황은 매년 1월초 교황청 주재 외교관들을 불러 국제 정세에 관한 교황청의 외교·도덕적 입장을 밝히는 연설을 한다. 로이터는 이날 43분간 이어진 교황의 연설에 대해 “역대 교황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단호한 표현을 사용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