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6일 발표된 2025년 하반기 경찰 총경급 전보 인사를 두고 내부에서는 또 ‘좌천성·보복성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2023년 인사에서는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립에 항의한 이들이 ‘좌천’됐는데, 이번엔 과거 경찰국 등에서 일한 인사들이 좌천됐다는 것이다.
이번에 좌천된 이들 중 상당수는 윤석열 정부 때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경찰국 등에 파견을 갔거나 정보·경비 등 주요 부서에서 일한 경력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방모 총경은 경찰청 감사담당관에서 경기북부경찰청 범죄예방대응과장으로 옮겼는데 지난 정부 때 경찰국 인사지원과장을 지냈다. 서울 치안정보분석과장에서 경북 112치안종합상황팀장으로 이동한 정모 총경은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비슷한 사례는 더 많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5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지난 정부에서 주요 보직을 지낸 이들이 지방으로 대거 이동한 것이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이번 인사는 기본적으로 성과·능력 중심으로 이뤄졌고 지휘관 추천이나 공직관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실시되었다”고 답했다.
좌천성 인사라는 ‘방향성’ 뿐만 아니라 경찰 수장의 답변도 3년 전과 비슷했다. 2023년 2월2일 발표된 총경급 전보 인사로 경찰국 설립에 반대한 총경들이 좌천된 뒤 윤희근 당시 경찰청장은 “역량·자질은 기본이고, 공직관·책임의식·세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심사숙고한 끝에 인사결과를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총경은 경찰서장 등을 맡는 경찰의 핵심 직급이자 실무책임자다. 일반 공무원으로 치면 4급 서기관, 군인으로 치면 대령에 해당한다. 지난해 11월 기준 경찰 13만3866명 중 총경은 742명뿐이다.이런 총경들이 정권교체 직후나 선거철 때면 ‘너는 어느 편이냐’는 질문을 받기 일쑤다.
이들은 정치 권력에 따라 자신의 관운도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을 오랜 경험으로 학습했다. “지난 정부에서 혜택을 입었으니, 정권이 교체되면 좌천을 감내해야 한다”는 이도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정권 교체 때마다 물갈이되는데, 경찰관이 정치 권력 눈치를 안 볼 수가 있냐”고 말했다.
검찰 개혁 여파로 경찰은 이제 각종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맡아야 한다. 경찰에게 공정한 수사를 요구하려면 먼저 이런 관행부터 없애줘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