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쿠팡 물류센터 모습. 문재원 기자
최근 고금리 논란이 불거진 쿠팡파이낸셜의 ‘판매자 성장 대출’이 출시 반년만에 약 182억원의 누적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쿠팡파이낸셜이 입점업체에 지나치게 높은 금리를 적용했는지 살펴보기 위해 12일부터 현장 검사에 착수키로 했다. 쿠팡페이 검사도 시작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쿠팡 판매자 성장 대출’은 지난해 7월말 출시 이후 12월까지 총 1958건이 판매돼 누적 대출금액이 181억74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말 기준 대출 잔액은 134억1400만원이었고, 같은 달 29일부터 신규 판매는 일시 중단됐다.
판매자 성장 대출은 쿠팡에 입점한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상품으로, 연체가 발생하면 판매자의 쿠팡 정산금을 담보로 원리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대출한도는 최대 5000만원, 연 최고금리는 18.9%다. 실제 적용된 금리 수준은 지난 8월 13.6%, 10월 14.0%, 12월 14.3% 등으로 점차 올라가는 양상을 보였다. 연평균 금리는 14.1%였다.
12월 말 대출잔액에 평균 금리를 적용하고, 출시 이후 약 5개월간의 기간을 반영해 단순 계산하면 회사는 7억∼8억원 가량의 이자를 벌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강 의원은 쿠팡파이낸셜의 금리가 타사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지적했다. 경쟁업체인 네이버파이낸셜도 입점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대출 상품 3건을 취급하고 있으나, 실제 적용된 연평균 금리는 3.94~12.4%로 쿠팡에 비해 크게 낮았다. 온라인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한 국내 7개 은행의 대출상품들도 연평균 금리가 9%를 넘지 않았다.
강 의원은 “쿠팡은 입점 판매자 중 신용등급이 낮은 자영업자에게 대출을 쉽게 해준다는 명목으로 사실상 저축은행 금리에 육박하는 사악한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라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이자 장사를 하고 있는 쿠팡파이낸셜에 대해 금감원이 금소법 등 위반 여부를 철저히 검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도 쿠팡파이낸셜의 고금리가 타당한지 살펴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초부터 쿠팡파이낸셜에 대한 현장점검을 진행했으며, 오는 12일부터는 현장 검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판매자 대출이 담보대출처럼 정산금에서 원리금을 우선 회수하는 구조를 지녔는데도 신용대출 수준의 금리를 적용한 점이 합당한지 따져보고 있다.
금감원은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쿠팡의 또다른 자회사인 쿠팡페이에 대해서도 6주간의 현장점검을 마치고 12일부터 검사에 돌입한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쿠팡에서 3300만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뒤, 고객들이 같은 아이디로 사용할 수 있는 쿠팡페이에서도 결제 정보 유출이 있었는지 확인해왔다. 하지만 현장점검 초기에 요청한 자료도 쿠팡페이가 제출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