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6년 경제성장전략 상세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재경부 제공.
정부가 지역 균형성장을 위해 법인세의 지역별 차등 적용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효과를 둘러싼 논란일 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회에는 근로소득세까지 지역별 차등 적용 법안도 발의돼 있다. 취지는 좋으나 향후 차등 적용 범위에 따라 조세 기반이 취약해질 수 있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9일 경제성장전략에서 균형성장을 위해 지역별로 세제지원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7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일단 법인세만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은 “법인세나 사업과 관련된 세목을 들여다보고 있고 근로소득세까지 할지는 아직은 검토 단계는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법인세를 지역에 따라 차등 부과하는 나라는 여럿 있다. 미국은 연방법인세(21%) 외에 주별로 법인세율을 0~12%까지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연방국가형태인 캐나다도 연방정부가 정하는 세율과 지방정부가 정하는 법인세율을 합산해 부과한다. 중국은 지역별 우대 세율을 고려하면 사실상 법인세율이 지역별로 다르다고 볼 수 있다.
한국도 지방세법상 지자체에 따라 조례로 지방세를 표준세율의 50% 범위에서 차등 적용할 수 있게 돼 있으나 실제로 적용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
정부 검토안에서 더 나아가 최근 들어 비수도권 근로자에 대한 소득세 감면 논의도 나온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비수도권 기회발전특구 내 근로자에게 취업한 날로부터 5년간은 100%, 5년 후부터는 50%의 소득세를 감면(연간 한도 500만원)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문가들은 세수 감소 영향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도권은 세율을 높이고, 비수도권은 낮추는 방식으로 전체 조세부담률은 유지한다는 전제하에서는 찬성”이라면서도 “현재도 저소득 노동자들은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아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어서 걷은 조세를 지방에 얹어 주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동 배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전’을 조건으로 하는 게 아니라 특정 지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세금을 적게 거두는 것은 유인 효과가 떨어진다”면서 “균형 발전을 위한 여러 수단 중 하나로 조세를 활용하는 것은 적절하지만, 일괄적으로 무기한 감면해주는 것은 세수 감소 등 부작용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세금감면 외에 지역사랑상품권 등에서 이미 지역별로 차등 지원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행정안전부는 지역별 차등지원을 제도화하기 위해 지역발전 수준 등을 반영한 ‘차등지원지수’를 개발 중이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내년도부터 다양한 예산사업에 지수를 도입해 낙후된 지역에 더욱 많은 지원을 할 것”이라며 “서울과의 거리가 핵심지표가 될 것이고, 지역별 재정 자립도 등 보조지표를 다 합친 통합지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