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작년 9월과 지난 4일에 한국이 침투시킨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사진은 북한이 주장한 개성시 장풍군에 추락된 무인기. 연합뉴스
북한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9월과 이달 4일에 한국의 무인기가 북한 영공을 침범했다면서 한국 당국의 책임을 묻고 나섰다. 무인기 의혹이라는 돌발 변수가 신년초 남북관계에 등장한 것이다. 정부는 해당 무인기를 보유·운용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군경 합동 수사를 지시했다. 윤석열 정부가 북한에 수차례 무인기를 보내며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 했던 진상들이 드러난 가운데 다시 무인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사실 여부를 떠나 유감스러운 사태다. 정부는 무인기 의혹을 한 점 남김없이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지난 9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지난해 9월27일과 지난 4일 북한 영공을 비행한 한국 무인기를 강제 추락시켰다며 사진과 비행기록 및 경로 등을 공개했다. 북한의 주장과 공개 사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경기 파주시 일대에서 날린 무인기와 지난 4일 강화도에서 날린 무인기 모두 낮 시간대에 이륙해 추락했고, 비슷한 형체로 보인다.
이에 국방부는 당일 입장을 내고 “1차 조사 결과 군은 해당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민간에서 무인기를 운영했을 가능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1일 조선중앙통신 담화에서 “사태의 본질은 그 행위자가 군부냐 민간이냐 하는 데 있지 않다”며 “민간단체나 개인의 소행이라 해도 국가안보의 주체라고 하는 당국이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정부가 남북의 적대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진 ‘무인기 의혹’은 향후 남북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철저한 진상 규명이 우선이다. 윤석열 정부 시기 무인기 대북 침투로 수사를 받고 있는 군이 무인기를 보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속단은 금물이지만 대북 전단을 보내온 민간단체가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무인기를 보낸 주체가 누구이건 이를 정부가 몰랐다면 문제이고, 알고도 제지하지 않았다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군당국의 비무장지대 감시 태세도 이번 기회에 철저히 점검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9·19 군사합의가 무력화되고 남북 소통 채널이 단절된 상태에서 무인기 침투는 언제든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민감 사안이다. 반면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남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의 전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