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의원 전직 보좌진 자택도 실시
드디어… 김경 서울시의원이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귀국 김 서울시의원 “성실히 조사”
텔레그램 등 채팅 앱 탈퇴·재가입
증거 인멸 정황 확인 땐 체포 전망
경찰이 ‘공천헌금 1억원 수수 의혹’ 피의자인 강선우 무소속(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경 서울시의원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늑장수사 비판을 받아온 경찰이 의혹이 제기된 지 약 2주 만에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1일 오후 5시30분부터 강 의원의 서울 강서구 자택과 지역구 사무실 및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김 시의원의 강서구와 영등포구 자택 및 서울시의회 연구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돈을 받아 보관한 것으로 지목된 강 의원의 전직 보좌진의 자택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돈을 주고, 받고, 보관한 혐의를 받는 핵심 피의자 3명을 한꺼번에 압수수색한 것이다. 경찰은 이날 강 의원과 김 시의원의 휴대전화와 PC도 확보했다. 전직 보좌진은 앞서 경찰 조사에서 휴대전화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이날 귀국한 김 시의원에 대한 조사도 시작했다. 김 시의원은 이날 오후 7시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경찰 수사 중에 왜 출국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오래전에 약속을 해서”라고 답했다. 그는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다가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한 뒤 현장을 떠났다.
경찰은 귀국한 김 시의원에게 임의동행 방식을 통한 즉각 조사를 요청했지만 김 시의원은 이를 거부했다. 그는 우선 자택에 가서 압수수색 현장을 참관한 뒤 경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경찰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시의원 조사를 이날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 시의원이 조사에 협조하는 상황에서 즉각 체포는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조사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경찰이 체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예정됐던 김병기 민주당 의원과 관련한 고발인 조사를 취소하고 김 시의원 조사를 준비했다. 김 시의원은 미국 체류 중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강 의원 측에 1억원을 건넸고 이후 돌려받았다”는 취지의 자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자술서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로 돈이 전달됐는지,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것인지 등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김 시의원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도 할 방침이다.
김 시의원의 미국 출국은 경찰의 늑장조사 논란을 촉발했다. 김 시의원은 지난달 31일 자녀를 만난다는 이유로 미국에 갔다. 김 시의원이 강 의원에게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받을 목적으로 1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김병기 의원과 강 의원 간 녹취 공개로 제기된 다음날이다. 김 시의원의 출국이 알려지면서 경찰이 핵심 피의자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 등을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판이 나왔다.
김 시의원이 미국 체류 중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포착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김 시의원은 지난 7일에 이어 10일 두 차례 텔레그램을 탈퇴한 뒤 재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탈퇴한 계정”이라는 문구만 남고 기존 계정은 검색되지 않는다. 지난 8일엔 카카오톡에 재가입했다. 텔레그램과 카카오톡은 탈퇴 후 재가입할 경우 기존 대화 기록이 삭제된다. 경찰은 8일 김 시의원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통신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영장은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통화내역, 문자메시지, 가입자 정보, 통신사실 확인자료 등을 확보하는 절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