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마산로봇랜드 테마파크 전경. 경향신문 자료사진
경남도가 장기 표류 중인 마산로봇랜드 2단계 사업의 민간투자자 공모에 나섰다. 만성 적자인 테마파크의 30년간 의무 운영, 비싼 땅값 등 여러 부담 요인으로 인해 실제 투자 유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2일 경남도에 따르면 마산로봇랜드 2단계 사업(관광숙박시설)에 3340억원을 투자할 민간사업자를 올해 6월 30일까지 공개 모집한다. 이후 7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전문기관 검토를 거쳐 2027년 3월쯤 사업실시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마산로봇랜드 조성사업은 2009년 경남도와 창원시가 공동 추진한 국책사업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일대 126만㎡ 부지에 로봇연구센터와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관광숙박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경남 마산로봇랜드 조성사업 조감도. 경남도 제공
1단계 사업은 총 3660억원(국비·지방비 2660억원, 민자 1000억원)을 들여 2019년 ‘마산로봇랜드 테마파크’ 개장을 시작으로 로봇연구센터와 컨벤션센터까지 조성돼 현재 운영 중이다. 시설 운영은 경남도와 창원시의 출연기관인 경남로봇랜드재단이 맡고 있다.
1단계 사업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테마파크는 개장 이후 한 해도 흑자를 내지 못한 채 만성 적자에 빠져 있다. 컨벤션센터 역시 대규모 국제행사를 유치하겠다던 당초 목표와 달리 대관업무만 치중하고 있다.
테마파크의 손익분기점 연간 입장객 수는 연간 68만명이지만, 지난해 실제 입장객은 51만 명 수준에 그쳤다. 운영 적자도 누적되고 있다. 2020년 50억원, 2021년 110억원, 2022년 49억원, 2023년 51억원, 2024년 44억원, 2025년 11월 기준 27억원 등의 적자를 냈다. 손실은 결국 경남도와 창원시가 절반씩 경남로봇랜드재단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메워지고 있다.
경남 마산로봇랜드 위치도. 경남도 제공
2단계 사업은 테마파크 개장 이후 한차례 추진되다가 법정공방 끝에 좌초된 바있다. 2023년 1월 당시 민간사업자가 결국 승소하면서 경남도와 창원시는 1662억원을 배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남도가 내놓은 2단계 민자 공모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경남도는 2단계 사업에 3340억원 규모의 민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사업자는 테마파크를 30년간 의무적으로 운영해야 하며, 동시에 로봇랜드재단 소유의 관광숙박시설 부지 11만 7000여㎡(3만 5000평)을 감정가로 매입해 호텔과 콘도 등을 조성해야 한다.
부지 가격 역시 걸림돌이다. 해당 부지의 1㎡당 공시지가는 25~30만원으로, 2011년보다 3배가량 높아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경남도는 민간사업자에 관광사업 보조금 최대 200억원과 고용 보조금 최대 1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전체 사업 규모를 고려하면 투자 리스크를 상쇄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희망적인 부분이 없는건 아니다. 경남도는 올해 거제~마산 국도 5호선 공사가 재개되면 로봇랜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인근 구산해양관광단지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관광벨트 형성 가능성도 있다. 숙박과 관광, 체험이 결합된 체류형 관광지로 성장하는 방식이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공모 조건을 완화하는 등 민간사업자를 유인하는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강용범 경남도의원(창원8)은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투자자에게 부담을 주는 공모를 한다면 뛰어들 투자자가 없을 것”이라며 “현실적인 공모 조건을 제시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시설 운영 방식과 공모 조건은 다른 지역의 투자 유치 사례와 경남도의 투자 관련 조례를 검토해 적용한 것”이라며 “민간사업자가 제안하면 여러 사항을 따져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