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 굴기의 명과 암
중국의 기술 굴기는 2015년 5월 중국 정부가 발표한 산업전략인 ‘중국제조 2025’에 바탕을 둔다. 신중국 건립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세계 제조 강국’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한, 중장기 산업전략의 1단계다.
10가지 핵심 산업분야(첨단 정보기술, 로봇공학, 항공·우주, 해양 장비·첨단 선박, 철도 장비, 신에너지 차량, 전력 설비, 농업 장비, 신소재, 바이오·의료제품)를 중심으로 기술역량 제고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인공지능(AI)을 국가 전략 기술로 규정하고, 2030년까지 세계 선도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이들 핵심 산업에서의 AI 활용도 극대화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중국 중앙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지방정부 및 산·학·연이 함께 산업 간 융합, 범용 기술 보급 등을 통해 고도의 제조 역량을 갖춘 산업 생태계를 육성했다.
여기에 당국의 인재 양성·유치 전략이 뒷받침했다. 금전적 보상과 사회적 대우가 높다 보니 학령기 젊은층의 인재들이 과학기술계로 몰려들었다. 기술 기업들의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가 인재를 유인하고, 이는 기술 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미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인 성과주의 보상체계”라고 말한다.
‘중국제조 2025’의 결과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1월 미국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 검토위원회(USC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신에너지 차량, 전력 설비, 바이오·의료제품, 해양 장비·첨단 선박, 우주 장비 분야 등 ‘중국제조 2025’의 절반에서 핵심 목표를 달성하거나 초과 달성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반도체를 제외한 자동차, 기계, 철강·비철금속, 화학공업 등 4개 분야 제조업에서도 한국을 추월했다고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달 2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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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술 발전의 어두운 측면이 드러나면서 중국 안팎에서 위험 신호가 켜지고 있다.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설치된 위구르족 ‘재교육 수용소’에는 빅데이터 기술 등을 활용한 감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등이 보고했다.
소수민족의 생체 데이터 수집 등 생명윤리 논란을 제기하는 활동도 벌어지고 있다. 빅데이터 기술, 폐쇄회로(CC) TV, 고화질 바디캠, 도청 장비, 안면인식 기술 등 첨단기술이 중국 당국의 감시 및 여론 통제 도구로써 쓰이고 있다.
또 중국 해커 집단의 사이버공격이 최근 고도화하고 늘어나면서 대외적으로 비판을 받기도 한다.
중국의 기술 기업들에서 노동자들의 과로는 자국 내에서도 사회문제로 자리잡았다. 중국 정보기술(IT)업계에선 ‘996’(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일하는 업계 관행) 문화가 악명 높다.
중국 기술 기업들이 선전하는 동안, 청년층의 실업률(2025년 11월 기준 16.9%)은 높아졌다. 그러다 보니 청년들이 택배나 배달 등 플랫폼 기업들로 몰리는데,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