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생성형AI ‘챗GPT’
미술품 등 다양한 기초자산의 권리를 쪼개 거래하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전에서 한 스타트업이 한국거래소·넥스트레이드(NXT)에 밀려 낙마 수순을 밟으면서 13일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조각투자 산업을 7년간 먼저 진행한 곳이 자본력을 갖춘 기득권에 밀려 떨어졌다고 반발하면서다. 다만 장외거래소는 신규 추진되고 규모도 커진 만큼 발행과 유통을 달리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각투자란 기존엔 거래하기 어려운 음악 저작권, 한우 등에 대한 지분이나 수익권을 조각으로 나눠 거래할 수 있도록 한 투자상품이다. 기존엔 한 업체가 조각투자의 발행(상장)과 유통(거래)을 모두 할 수 있었지만 정부 지침으로 발행과 유통을 분리하기로 했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은 유통을 담당할 장외거래소 운영 기업의 인가신청을 받아왔다. 예비인가엔 한국거래소, NXT, 루센트블록 등 3개 컨소시엄이 신청했다.
논란은 외부평가위원회의 심사에서 루센트블록이 낮은 점수를 받아 탈락이 유력해졌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루센트블록은 201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만들어 ‘조각투자’ 개념을 만들어낸 스타트업이다. 금융위의 규제유예(샌드박스)로 지정돼 7년간 사업을 진행해왔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운영한 시범서비스를 제도화하는 데 해당 업체가 제외되는 상황인 셈이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의 컨소시엄에 조각투자 실적이 있는 다른 업체가 포함되어 있으나 한국거래와 넥스트레이드 자체적으로는 조각투자 관련 거래 실적이 전혀 없다.
루센트블록은 크게 반발했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기간 축적된 성과와 선도성에 대한 보호는커녕 운영할 권리조차 박탈당하고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고 반발했다. 회사는 지난 9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위 전관 인사들이 포진한 넥스트레이드”라고 표현하면서 공정성에 의문도 제기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루센트블록이 발행과 유통을 헷갈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는 조각투자 거래소를 제도화하면서 발행과 유통의 분리를 원칙으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루센트블록의 경험 자체는 유통보단 발행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봐야한다”며 “발행과 유통은 리스크 관리와 규제 체계가 완전히 달라 혁신금융업을 했다는 이유로 인가를 부여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기존 유통시장은 활성화도 되지 않았고 결국 ‘거래’라는 측면에선 거래소와 NXT가 더 잘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방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루센트블록은 NXT가 컨소시엄 참여를 명분으로 만난 뒤 기밀정보를 탈취해 인가전에 나섰다며 사업활동 방해를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반면 NXT는 기밀정보를 제공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4일 정례회의에서 장외거래소 금융투자업 예비인가 안건을 최종 심의·의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