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대기, 출발대기, 출발대기…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 13일 텅 빈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전광판에 시내버스가 출발대기 상태로 표시돼 있다. 정효진 기자
출근 인파 몰린 지하철은 ‘북새통’
25개 자치구, 셔틀 670대 투입에도
시민들 운행 사실 몰라 좌석 ‘텅텅’
“운행 안 해요? 아이고 큰일이네.”
13일 오전 7시20분쯤, 서울 지하철 6호선 마포구청역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김모씨(66)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평소 시내버스를 1시간가량 타고 종로구 부암동으로 출근하는 그는 정류장에서 한참 버스를 기다리다 기자에게 서울 시내버스가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들었다. 김씨는 급히 아내에게 전화를 건 뒤 “마을버스를 타고 간 뒤 다시 걸어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버스가 이날 오전 4시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하며 시민들은 급히 지하철 등 다른 교통 수단을 찾아야 했다. 파업 소식에 교통대란을 예상하고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선 시민들도, 지하철에 사람들이 대거 몰리면서 평소보다 더 분주했다.
오전 7시10분쯤 마포구청역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이모씨(47)는 전광판에 버스 도착 예정 시간이 95분으로 표시되자 깜짝 놀랐다. 이씨는 평소 출근길에 4개 버스 노선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전부 운행하지 않자 지하철역으로 급히 뛰어갔다.
파업 소식을 접하기 쉽지 않은 외국인들도 불편을 겪었다.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유학생 스테이시(19)는 휴대전화 앱에 버스 도착까지 43분 남았다고 안내되자 당황했다. 그는 “날이 춥지만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하철은 크게 붐볐다. 이날 오전 7시40분쯤 지하철 2호선 합정역 에스컬레이터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부천 상동에서 서울 강남으로 지하철 7호선을 타고 출근하는 조모씨(26)는 “파업의 필요성과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는데, 눈이 많이 내려 자차 등 대체수단이 마땅하지 않은 오늘 같은 날 대규모 파업을 하면 출근길에 나선 사람들에겐 부담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25개 자치구는 시민 수송을 위해 총 670대의 무료 셔틀버스를 투입했다. 임시노선은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주택가를 순환 운행하는 방식으로 짜여졌다. 하지만 막상 버스에 오른 시민들도 셔틀 운행 사실을 몰랐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구청들은 기존 버스 정류장 외에 임시노선별 필요에 따라 곳곳에 임시 정류장도 운영했다. 홍보가 덜된 탓인지 임시 정류장에서 셔틀을 타는 시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파업이 이어지며 시민들은 퇴근길에도 혼란을 겪었다. 지하철 광화문역에는 시민들이 몰려 긴 줄이 이어졌다.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들이 한 번에 다 타지 못해 다음 열차를 기다려야 하는 일이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