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노동·인권상담소
광주 광산구 광주이주민건강센터 1층에서 노무사, 통역사 등이 이주노동자의 노동·인권 상담을 하고 있다. 광산구 제공
지역 산단 많아 4000명 넘게 근무
시간 내기 힘든 사람들 위해 ‘활짝’
통역·변호사·노무사 함께 배치
임금체불·산재 갈등 도움의 손길
광주에서 일하던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 A씨는 최근 고국에 있는 아버지가 사망했다. 장례를 치르기 위해 베트남을 다녀온 A씨는 이후 황당한 상황을 마주했다. A씨가 퇴사하려 하자 회사는 “장례 기간은 ‘근무’로 인정되지 않아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는 재직 기한을 채우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안타까운 처지의 A씨에게 주변 이주노동자들은 광주 광산구가 운영하는 ‘이주노동자 노동·인권 상담소’를 소개했다. A씨는 상담소의 도움을 받아 노동청에 회사를 ‘퇴직금 미지급’ 등으로 신고할 수 있었다.
광주 지역에서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운영하는 ‘노동·인권 상담소’가 불이익을 받는 이주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13일 광산구에 따르면 상담소는 지난해 9월 이주노동자 권익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운영을 시작했다.
산업단지가 많은 광산구에는 광주지역 이주노동자(6000여명)의 71% 정도인 4300여명이 일하고 있다. 변호사나 노무사, 이주민들과의 통역을 담당할 통역사가 함께 배치되는 상담소는 매월 4회(주중 3회, 휴일 1회) 운영한다.
특히 업무 시간 중 시간을 내기 힘든 노동자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야간과 휴일에 문을 연다. 주중에는 광산구청 1층에서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일요일에는 우산동 이주민건강센터에서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상담을 받는다.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상담소가 문을 열자 이주노동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상담소는 지난해 12월까지 25건을 상담해 줬는데 임금체불이 19건(중복포함)으로 가장 많았고 산재신청 갈등 4건, 폭행 2건 등이었다.
회사를 그만둔 뒤 마지막 달 급여를 받지 못한 노동자, 작업 도중 손가락을 다쳤지만 사업주와 산재 신청 여부를 두고 갈등을 겪는 이주노동자도 있었다. 동료로부터 폭행을 당했는데도 신고하지 못하고 있던 노동자도 상담소를 찾아 경찰 도움을 받았다.
상담을 받은 사람 중에는 다른 지역에서 찾아온 이주노동자나 미등록 외국인도 있었다. 법 규정과 제도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 상담소는 권리를 알려주고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안내하고 있다.
이관형 광산구 노동지원팀 주무관은 “상담 건수가 많지 않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상담소가 노동자들의 권익을 지켜주고 고민을 해결해 주는 창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