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사람이란 세상에 없어. 이를 전제로 깔고 사람을 만나야 해. 지나친 기대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고이 접어두길 바라. ‘잘난 사람 잘난 대로 살고’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알고 보면 다 허술하고 어리석은 부분이 있기 마련이야.
작년에 중국 허난성엘 갔을 때 배운 글귀가 있다. 시골집마다 벽에 붙어 있던 액자. 유독 중국 인민들이 좋아하는 격언이란다.
‘난더후투’. 우리말로 읽자면 난득호도. 어딘가 좀 부족하고 어리석은 구석이 있을 때 호감이 가는 것이지 치밀하고 잘난 맛에 사는 인간은 ‘호인’ 소리를 듣기 어렵다. 자기 자신 부족하고 어리석은 바보임을 아는 것, 귀한 깨달음이야.
영화 <바보들의 행진>에 나오던 노래 송창식의 ‘왜 불러’. 약해지는 나의 마음, 바보 같은 마음, 생각나서 찾아 들었어. “안 들려 안 들려 마음 없이 부르는 소리는 안 들려. 아무리 소리쳐 불러도 이제 다시는 나를 부르지도 마. 가던 발걸음 멈춰선 안 되지. 애절하게 부르는 소리에 자꾸만 약해지는 나의 마음을~” 영화에선 교수가 알베르 카뮈의 책 <이방인>을 읽고 리포트를 제출하라고 한다. 불문과에 다니는 영자는 미팅에서 만난 철학과 학생 병태가 못 미덥다. 그때나 지금이나 철학을 배워선 전망이 없고, 철학관 점쟁이나 수염쟁이 정법 스승이 돈은 더 잘 벌지. 그러나 세상엔 병태 같은 친구가 있어야 해. 카뮈의 <이방인>에 대해 알려줄 친구, 영자는 병태에게 숙제를 도와달라 부탁한다. 당신도 나도 병태 같은 친구가 있어야 숙제를 마칠 수 있지. 자꾸만 마음이 약해져 우리들 숙제를 도와줄 친구 병태.
새해 첫 달, 헐기 시작하니 벌써 보름 지나갔어. 정초 작심하고 계획했던 게 벌써 틀어질 시간이야. 허술하고 부족한 바보여서 당신을 사랑해. 뜻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지. 괜찮아, 다 괜찮아. 나는 당신이 바보 같아서 좋아. 아니 그냥 이러튼 저러튼 다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