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언제 탈 수 있을까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지 이틀째인 14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사 사후조정회의에서 사측인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왼쪽)과 노측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서울 동작구 지하철 2호선 사당역 탑승장이 출근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권도현·정효진 기자
파업 중 다시 마주앉은 노사, 늦은 밤까지 7시간 넘도록 협상 이어가
서울시, 지하철·전세버스 등 대체수단 확대…인천, 서울행 버스 증차
서울 시내버스가 파업 이틀째인 14일 노사 협상을 재개했다. 쟁점을 둘러싼 양측 이견이 다소 좁혀진 것으로 알려져 협상이 타결될지 주목된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만나 밤늦게까지 협상을 이어갔다. 당초 사측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한 형태로 임금체계를 개편한 뒤 인상률(10.3% 제시)을 정하자는 입장이었다. 노조는 임금체계 개편은 ‘동아운수 임금 청구소송’ 상고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미뤄두고, 기존 임금체계에서 3% 인상을 요구했다. 파업 시작 후 다시 만난 양측은 기존 주장에서 한발씩 물러서며 이견을 좁혀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이 길어지는 데 따른 비판 여론의 부담도 있어 임금체계 개편은 미루되 임금 인상률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는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지하철과 전세버스 등 대체 수단 투입을 확대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서울 시내버스는 전체 7018대 중 562대가 운행했다. 운행률은 8%로, 전날 6.8%보다 소폭 늘었다.
서울시는 지하철 출퇴근 집중배차시간을 평시 대비 2시간 연장해 추가 운행 편수를 파업 첫날 172회에서 이날 203회로 늘렸다. 출퇴근 시간대 최고 혼잡도를 보이는 지하철 2호선 내선 방면에 열차를 집중 투입했다. 전세버스 투입은 134개 노선 763대로, 전날보다 86대 늘었다. 전날 전세버스를 이용한 시민은 8만6035명이다.
파업 이틀째에 접어들면서 서울로 통근하는 경기도민의 불편도 커졌다. 전날 서울 버스 파업 안내문자 등을 접하지 못한 경기도민은 버스정류장에서 한참 버스를 기다리는 등 혼란을 겪었다.
경기도에 따르면 파업에 참여한 서울 시내버스 중 경기도를 경유하는 버스는 35.7%인 2505대(111개 노선)에 달한다. 서울과 인접한 성남, 고양, 안양, 평촌 등을 경유하는 노선들이다. 고양 화정동에서 종로로 출근하는 유모씨(59)는 “어제는 하는 수 없이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퇴근 때 사람들이 몰려 불편이 컸다”며 “파업이 하루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기도는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의 영향권에 있는 서울 인접 지자체들의 ‘서울 진입’ 경기도 버스 중 공공관리제가 적용되는 41개 노선을 무료로 운행하겠다”고 밝혔다.
무료 운행하는 버스는 공공관리제가 적용되는 41개 노선, 474대다. 시군별 노선을 보면 성남 18개, 고양 6개, 안양 6개, 광명 4개, 군포 2개, 하남 2개, 남양주 1개, 부천 1개, 의정부 1개다. 경기도는 서울 버스 파업 첫날 28개 대체 노선에 버스 1788대를 집중 배차했다. 파업이 다음주까지 이어질 경우 전세버스를 추가해 주요 환승 거점에 투입할 계획도 세웠다.
인천시는 서울을 경유하는 인천 광역버스 30개 노선에 대해 331대(1224회)를 출퇴근 시간대에 노선별로 1~2회 증차하기로 했다. 파업이 2주 이상 장기화할 경우 7개 광역버스를 추가 증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