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왼쪽)와 베트남 선수들이 지난 13일 사우디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파이살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U-23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공을 다투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홈페이지 캡처
AFC U-23대회…한국, 겨우 8강
이란·사우디 탈락, 베트남 선전
AG 4연속 금메달 도전 ‘적신호’
‘미리 보는 아시안게임’으로 평가받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이 예측불허의 혼란에 빠졌다. 한국이 제자리걸음 하는 사이 아시아 축구의 수준이 껑충 뛰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진행되고 있는 U-23 아시안컵에선 전통의 강호들이 부진하다. 아시아 최고를 다투는 이란, 사우디, 카타르, 이라크 등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거나 탈락 위기에 처했다. 개최국 사우디는 안방에서 망신을 당했다. 2022년 우즈베키스탄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사우디는 자국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한 수 아래로 봤던 베트남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1로 패배하면서 A조 3위(1승2패)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란은 조별리그에서 1승도 챙기지 못한 채 2무1패, 꼴찌로 탈락했다. 카타르도 B조에서 3전 전패로 물러났다. 이번 대회 톱시드 국가인 이라크 역시 D조에서 호주와의 최종전을 앞두고 3위로 밀려나 긴장하고 있다.
축구 전문가들은 중동 강호들이 연령대를 21세 이하로 내려 선수단을 꾸리면서 2년 뒤 올림픽을 겨냥한 것이 이번 대회 경쟁력을 떨어뜨렸다고 짚는다. 23세로 선수단을 구성한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라서면서 개막 전 예상을 깨는 결과를 불렀다.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으로 당당히 8강에 진출한 베트남은 박항서 전 감독 시절부터 해당 연령대에 공을 들인 것이 이번 대회에서 빛난 경우다. 최근 한국인 지도자들이 대거 진출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21세부터 성인대표팀을 경험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더 높은 수준의 무대를 경험한 어린 선수들이 U-23 아시안컵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한국도 지난 13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조별리그 C조 최종 3차전에서 후반에만 두 골을 얻어맞고 0-2로 졌다. 한국은 승점 4점(1승1무1패)에 그쳐 탈락할 뻔했으나 레바논이 이란을 1-0으로 꺾은 덕에 조 2위로 겨우 8강에 올랐다. 한국은 22~23세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렸고, 우즈베키스탄은 한국보다 두 살 어린 선수들로 구성됐다.
아시아 축구의 상향평준화는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흔들 변수이기도 하다. 한국은 병역 면제가 걸린 아시안게임에서 3연속 금메달을 따냈지만 이번 대회 부진으로 4연속 금메달 도전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