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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고물가에 발목잡힌 금리정책

입력 2026.01.15 18:09

수정 2026.01.1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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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또 동결됐다. 금리를 내리자니 환율과 물가가 무섭고, 그렇다고 금리를 올리기엔 내수 위축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째 같은 수준이다. 시장에선 2024년 10월 시작된 한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기 부양이 시급하지만 고환율이 한국 경제의 최대 위험 요소라 판단하고 통화정책 방향 재검토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삭제했다. 지난해 10월엔 ‘경제 여건을 점검하며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했고, 11월엔 ‘기준금리 인하 여부’라는 표현이 있었지만 이달 금통위에선 관련 언급을 아예 뺐다. 당분간 금리 인하는 없고 오히려 환율과 물가가 더 악화하면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9월 달러당 14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은 정부와 당국의 조치에도 옴짝달싹 않고 있다. 고환율은 물가를 올리고, 내수 기업과 자영업자에 타격을 준다. 국제 유가의 하락 안정세에도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7% 오르며 6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전년 대비 2.3%로 한은의 목표인 2%를 웃돌았다. 서울 아파트값도 여전히 불안하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8.98%에 이른다.

미국의 관세 장벽에도 지난해 수출은 7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5000을 넘볼 정도로 증시도 활황이다. 최근 고환율은 한국 경제의 기초여건보다 해외 주식투자 증가 등에 따른 외환 수급 불균형 탓이 크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개인의 해외 투자는 올해 들어서도 지난해 10~11월 당시의 높은 수준과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원화가치 약세와 관련, 과도한 변동성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한국의 환율 불안이 커지면 연간 200억달러 대미 투자 이행이 어려워져 미국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 베선트 장관의 구두개입성 발언 이후 서울 외환시장에선 환율이 일시적으로 10원 넘게 하락했다. 정부는 미국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해 금융시장에 만연한 환율 상승 기대심리부터 잡기 바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은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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