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 출신들이 로비스트 활동
정치후원금 등 큰 영향 미친 듯
한국 정부의 쿠팡 관련 수사를 “마녀사냥” “미국 기업 차별”이라고 비판한 미국 연방 의원들이 정치자금·인맥 등으로 이뤄진 쿠팡의 로비 그물에 직접적으로 얽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연방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원회가 개최한 해외 디지털 규제 관련 청문회에서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하고 있다”고 발언한 에이드리언 스미스 공화당 의원은 쿠팡 기업 정치활동위원회(PAC·팩)로부터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팩은 기업이나 단체가 자신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치인을 위해 정치자금을 모아 지원하는 통로다.
14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보면, 쿠팡 팩은 지난해 4월29일 스미스 의원 선거 캠프에 3500달러(약 514만원)의 정치자금을 기부한 데 이어 5월13일에 1500달러(약 220만원)를 추가로 기부했다. 스미스 의원은 이번 청문회를 주최한 무역소위원회의 위원장이기도 하다.
또 캐럴 밀러 공화당 의원은 이 청문회에서 “한국 정부가 두 명의 미 기업 임원을 상대로 정치적 마녀사냥까지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의원실에서 수석정책 고문을 맡았던 조지프 포크너가 현재 대형 로펌 ‘에이킨 검프’에서 쿠팡 로비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참모였던 만큼 해당 의원의 발언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수전 델베네 민주당 의원의 입법 국장 및 법률 자문이었던 로렌 루빈 역시 현재 에이킨 검프에서 쿠팡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델베네 의원은 청문회에서 “내 지역구에 있는 쿠팡 같은 기업들로부터 한국 규제당국이 미국 기업을 차별 않겠다는 약속을 위반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루빈은 자신을 소개하는 웹페이지에서 델베네 의원을 도와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법 등 여러 획기적인 정책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지만,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의 소비자 정보 보호 실패에 대한 델베네 의원의 언급은 없었다.
또 쿠팡 로비스트 중에는 미 하원 세입위원회와 끈이 있는 보좌관 출신이 여럿이어서, 이들이 쿠팡 관련 언급이 나올 수 있도록 청문회 개최와 의제 선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에이킨 검프의 쿠팡 로비스트인 케이시 히긴스와 켈리 앤 쇼는 하원 세입위 무역 고문 출신이고, 로비 기업인 ‘모뉴먼트 애드보커시’의 쿠팡 담당인 킴벌리 엘리스도 ‘하원 세입위와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것을 자신의 강점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보수 매체인 데일리 콜러에 “한국 정부의 쿠팡 차별에 미국 정부가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글을 기고한 대럴 아이사 공화당 하원의원의 입법 국장 및 수석 보좌관 출신인 타일러 그림은 현재 로비업체인 ‘밀러 스트래티지’에서 쿠팡 담당 로비를 맡고 있다. 아이사 의원은 지난 12일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만난 후 엑스에 “미 기업 적대 행위에는 후과가 있을 것”이라는 경고성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