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건 백서···100명 중 95명 영장 발부
방화 시도 20대 징역 5년·‘배후’ 전광훈 구속
폭동사태 주도 극우성향 청년들 지금도 활동
처벌 이어지고 있지만 정치·사회 후유증 계속
지난해 1월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자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침입해 폭동을 부린 가운데 법원 청사가 심하게 파손돼있다. 이준헌 기자
지난해 1월19일 새벽에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폭동사태는 극히 이례적이고 전례 없는 사건이었다. 법원이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극우 성향 지지자들은 반대 집회를 넘어 물리적으로 법원을 침탈했고 결국 자신들도 법정에 서게 됐다.
서부지법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1·19 폭동 사건 백서>를 보면 지난해 9월24일까지 100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이 중 95명에 대해 영장이 발부됐다. 경찰과 검찰은 사태 직후 각각 전담팀을 꾸려 구속을 원칙으로 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했고, 법원도 대부분 청구된 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서부지법에 난입해 기물을 파손한 혐의를 받은 이들 중 총 137명이 기소됐다. 이 중 94명에 대해 1심 선고가 나왔는데 69명이 실형을 받았다. 징역형이 집행유예가 23명, 벌금형은 2명이었다. 2심 재판과 추가 기소 등도 진행 중이다.
이른바 ‘투블럭남’으로 불렸던 심모씨(20)는 1심에서 피고인 중 가장 무거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사건 당시 경찰관을 폭행하고 깨진 창문을 통해 법원 내부로 침입, 편의점에서 산 라이터로 방화를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 중 30대가 47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28명이었다. 이 중 남성은 123명으로 전체 89.78%를 차지했다. 서부지법 폭동사태로 인한 피해액은 4억7857만원으로 집계됐다.
법원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킨 이들뿐 아니라 이들을 선동한 배후로 지목받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도 수사를 받았다. 경찰은 서부지법 폭동사태가 벌어지기 전 다수 집회에서 전 목사가“국민저항권을 발동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주목해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전 목사의 발언이 “사법기관을 침입하거나 합법적 절차를 건너뛰어도 된다는 잘못된 관념을 주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수건조물침입 교사 혐의를 받는 전 목사는 지난 13일 구속됐다.
당시 서부지법에 근무했던 A수석부장판사는 <백서>에서 “대한민국 법치의 상징이 되어 정면으로 공격을 받았다”며 “불타버린 숲처럼 잿더미 위에 서 있던 그 날의 참담함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당시 보안관리대장은 “청사를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이 제게 오랫동안 무거운 죄책감으로 남았다”고 했다.
서부지법 폭동사태에 대한 처벌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치적·사회적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다. 서부지법 폭동사태를 주도했던 극우성향 청년들은 지금도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서부지법 폭동사태와 관련해 기소된 피의자들을 변호하겠다고 나섰던 ‘서부자유변호사협회’는 이후 이 사태를 ‘서부자유항쟁’이라 부르며 1주년 기념행사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