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방한 공식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만찬에서 정청래 대표에게 “혹시 반명(반이재명)이십니까”라고 농담 식으로 묻자 정 대표가 “우리는 모두 친명(친이재명)이고 친청(친청와대)입니다”라고 답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 만찬에서 이러한 대화가 오갔다고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 대통령 초청으로 열린 만찬은 청와대 본관에서 오후 6시부터 8시40분까지 2시간40분 동안 진행됐다.
이 대통령의 반명 발언은 만찬 시작 직후 나왔다고 한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반명 발언이 “폭소를 자아냈다”며 정 대표의 친명·친청 발언에 “이 대통령이 파안대소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정 대표와 연관해 ‘명·청 대결’이 거론된다며 “우리를 싸움시키거나 갈라치기하려고 하나”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런 건 좀 아니지 않나”라며 “반명이 어디 있겠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박 수석대변인이 이 대통령에게 “대통령 임기 1년 차인데 명·청 대결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겠나. 꼭 쓰고 싶으면 친청·반청으로 얘기해달라고 기자들에게 부탁했다”라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웃으며 “그래도 이런 건 좀 바로잡혀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이 정 대표를 향해 반명을 언급한 것은 최근 최고위원 보궐선거 등을 계기로 선명해진 당내 ‘친명 대 친청(친정청래)’ 역학 구도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친정청래계는 친명을 자임하며 자신들을 반명으로 구분 짓는 것에 반대해왔다.
만찬 참석자들은 국정과 민생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고위원 선출로 완전체가 된 민주당 지도부를 뵙고 싶었다”며 “평소에도 여러 계기에 자주 뵙기를 소망했고, 특히 이번에는 새 지도부 결성을 계기로 빨리 뵙자고 청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1일 한병도 원내대표와 강득구·문정복·이성윤 최고위원 선출로 구성이 완료됐다.
정 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시절 윤석열 독재의 탄압으로 고통을 받으면서 함께 사선을 넘었다”며 “그 힘든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도 대표로서 당무에 한치도 소홀함이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저는 대표로서 부족함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 더 노력해야겠다고 늘 다짐한다”며 “지금도 다른 차원의 엄중함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는 시기이므로 대통령님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당의 역할을 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 국정 과제와 관련해 신속 추진돼야 할 입법이 184건인데 그중 37건만이 현재 국회를 통과하고 있다”며 “앞으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입법 처리에 집중함으로써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를 튼튼하게 뒷받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의 반대로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가 무산된 상황에 대해 일부 참석자들이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를 경청하며 국회 상황을 알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자 거취 등과 관련한 이 대통령의 별도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박 수석대변인은 “오늘 만찬에서 참석자들은 급격한 국제정세 변화에 대한 대응, 행정 통합의 성공적 추진, 검찰개혁 후속 입법에 대한 폭넓은 의견 수렴, K-컬처 문화 강국 도약 등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그는 “대통령님을 튼튼히 뒷받침하는 민주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당원 주권, 국민 주권” 구호로 참석자들에게 건배를 제의했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정 대표는 당원 주권 정당을 구호로 당 지도부 선거 ‘1인 1표제’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