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 4,880대에서 장을 마치며 13거래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성동훈 기자
‘트럼프 리스크’로 코스피 지수가 20일 올해 처음으로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 ‘5000’포인트를 코앞에 두고 12거래일 연속 이어진 ‘상승 랠리’가 일단 멈춘 셈이다. 증시 정책 기대감이 커지고, 소외됐던 중·소형주가 모처럼 강세를 보였지만 대형주가 일제히 부진한 영향이다. 안전자산인 금·은은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반면, 원·달러 환율은 또 1480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8.91포인트(0.39%) 내린 4885.75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4935.48까지 오르며 역대 장중 최고가를 갈아치웠지만, 장 막판 하락전환하며 1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 관세부과 계획을 밝히자 무역갈등 우려에 대형주가 일제히 부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2.75% 하락했고, 2차전지주를 제외한 조선·방산·현대차주 등 시총 대형주가 하락세를 보였다.
지수는 하락했지만, 대형주에 쏠렸던 자금이 소외된 업종과 중·소형주로 퍼지면서 장 전반적으론 오히려 ‘건강해진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 대형주(-0.61%)와 달리 중형주(1.35%), 소형주(0.96%)는 올랐고 코스피 거래종목의 72%가 상승마감했다. 3차 상법개정안이 추진되면서 수혜를 보는 금융·지주사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8.01포인트(0.83%) 오른 976.37에 장을 마치면서 2022년 1월 이후 4년 만에 970선을 넘어섰다.
금·은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 중인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시세 전광판 앞에서 한 직원이 골드바를 보여주고 있다. 한수빈 기자
국내 증시는 크게 흔들리고 있진 않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안심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4.4원 오른 달러당 1478.1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하며 연중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장중엔 1479.4원까지 오르며 지난 14일 기록한 연중 장중 최고치(1479.2원)를 갈아치웠다. 달러가 소폭 약세를 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로 불안심리가 커지며 위험통화인 원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안전자산인 국제 금·은 가격도 크게 뛰었다. 이날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장중 2% 넘게 급등하면서 처음으로 온스당 4700달러를 넘어섰다. 은 가격은 온스당 94달러를 돌파해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정학적 갈등이 점증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독립성이 침해될 것이란 우려가 금·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