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거액어음사기사건을 구속 기소된 장영자씨. 경향신문 자료사진
1980년대 6400억원대 어음 사기 사건으로 ‘희대의 사기꾼’으로 불린 장영자씨(82)가 최근 사기 혐의로 또다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장씨는 여섯 번째 수감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박강균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장씨에게 사기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장씨는 2022년 10월 경북 경주에서 지인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에게 비영리 종교 사업을 위해 사찰을 인수하겠다며 9억원에 매매 계약을 맺었다. 장씨는 매매 대금 중 5억5000만원을 지급하고, 근저당권 해소를 위해 3억5000만원을 빌려주면 공동명의로 사찰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피해자는 장씨에게 1억원을 우선 빌려줬다. 이 과정에서 장씨는 5억5000만원을 일시 지급하겠다며 수표를 제시했지만, 이 수표는 만기가 지난 부도수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장씨가) 인수대금 5억5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고 인수자금 1억원을 교부받더라도 이를 인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적어도 편취의 미필적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를 기망해 그로부터 사찰의 인수대금 명목의 돈 1억원을 송금받아 편취했음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1억원을 송금받을 무렵 별다른 재산이나 소득원은 가지고 있지 않은 채 국세와 지방세 합계 21억여원 상당을 체납하고 있던 상태였다”며 “큰 금액의 자금을 조달할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볼 만한 뚜렷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장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인척으로 1983년 남편 이철희 전 중앙정보부 차장과 함께 6400억원대 어음 사기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 금액은 당시 정부 1년 예산의 10%에 가까운 금액으로 ‘단군 이래 최대 금융 사기’ 사건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이후에도 수백억원대 사기 사건에 여러 차례 가담해 잇따라 수감됐다. 장씨는 지난해에도 154억원의 위조 수표를 쓴 혐의로 대법에서 징역 1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으로 이달 말 출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