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다린 관세 단계적 인하에 따라 올해 전면 철폐
만다린 수입 시기 제주 만감류 출하 시기와 겹쳐
도·농가 “품질로 승부 볼 수 있어”
제주 한라봉. 제주도 제공
미국산 감귤인 ‘만다린’에 부과했던 관세가 올해부터 전면 철폐되면서 감귤 주산지인 제주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제주도에 따르면 미국산 만다린의 관세율은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144%에서 단계적으로 인하되면서 올해부터 무관세로 들어온다.
만다린 관세가 사라지면서 수입 물량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0.1t이던 수입 물량은 2020년 511.8t, 2022년 529.3t, 2024년 2875.7t으로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관세율이 9.5%로 낮아진 지난해에만 7619.3t이 수입됐다. 무관세가 적용되는 올해는 1만6000t 안팎이 수입될 전망이다.
미국산 만다린은 대개 1~6월 중 국내로 들어오며 특히 3~4월에 집중된다.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카라향 등과 같은 만감류의 주요 출하 시기와 겹친다. 제주산 만감류와 만다린 간 품질과 가격 경쟁이 불가피하다.
수입 물량 증가로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온라인까지 유통이 확대된 데다 가격까지 하락할 경우 국내 감귤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만다린의 높은 당도와 수입 과일에 대해 소비자 거부감 감소, 적극적인 판촉 등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때문에 일부 유통 상인들 가운데 “만다린의 공습이 시작됐다”며 공포 마케팅을 하며 제주산 만감류의 가격을 낮춰 사들이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레드향을 재배하는 강모씨(45·서귀포시)는 “아직 출하 초기라서 만다린의 직접적인 영향은 모르겠지만 상인들의 불안감 조성과 후려치기가 시장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제주도 만감류연합회도 호소문을 내고 “잘못된 여론과 불안감에 현혹돼 적정가를 훼손해서는 안 되며 품질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미숙과를 조기 출하하는 일도 절대 없어야 한다”며 차분한 대응을 요구했다.
제주도는 생산과 유통 전반에 걸친 대응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제주산 만감류의 주 출하 시기인 1~4월에 소비 촉진 마케팅을 집중한다. 대형 유통 플랫폼 내 제주 감귤 전용관 운영도 확대한다. 산지 직송이 가능한 제주산 감귤의 신선도를 강조해 보관 기간이 긴 미국산 만다린과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감귤 과원 정비와 하우스 개·보수 지원을 강화하고, 만감류 품질 관리도 강화한다.
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 감귤위원회는 시장 불안 차단과 가격 안정을 위해 지역 농감협을 중심으로 만감류 1만t 내외를 사들이는 매취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동은 제주만감류연합회 수석부회장은 “정부 차원의 소비 촉진과 수입산에 대한 철저한 검역, 수급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완숙된 고품질의 만감류는 만다린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제주국제감귤박람회조직위원회가 지난 20일 소비자 25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감류 블라인드 시식 평가에서도 제주산 만감류 3개 품종(한라봉·레드향·써니트)이 만다린보다 24.6~114.7%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 만다린은 ‘온주감귤’로 표기했었다.
도 관계자는 “제주 감귤산업은 과거 우루과이라운드와 자유무역협정 체결, 오렌지 수입 확대 위기 속에서도 경쟁력을 지켜왔다”면서 “출하 동향과 가격동향을 상시 관리하며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