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 전광훈 구속 뒤 구심점 잃어
경찰 ‘실내 예배로 전환’ 권고에 장소 옮겨
2년여 만에 차량 소통 원활···상인들 환영
“국민저항권” 주장 여전···경찰, 집회 제한 검토
25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 광화문역 인근 인도에서 사랑제일교회가 ‘전국주일연합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강한들 기자
사랑제일교회가 매주 서울 광화문 앞 대로를 메우며 진행해온 ‘전국주일연합예배’가 실내로 자리를 옮겼다. 2년 동안 차도를 막고 열어온 집회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구속 이후 사실상 축소되면서 주말마다 혼잡하던 광화문 일대 거리가 시원스럽게 소통되는 모습으로 달라졌다. 하지만 집회참가자들은 여전히 “국민저항권” 주장을 이어갔다.
매주 광화문 앞 대로변 차도를 메우고 진행하던 전국주일연합예배가 25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등 여러 곳의 실내장소에서 장소를 옮겨 열렸다. 경찰에 따르면 연합예배가 광화문 앞 대로변을 떠나 다른 곳에서 열린 건 2년 정도 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예배행사는 지난 2024년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세가 불어나며 보수진영의 대형 집회로 커지기도 했다.
장소가 바뀐 데에는 경찰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앞서 수차례 사랑제일교회 측에 ‘실내 예배로 전환하라’고 권고했다. ‘종교 행사’인데 도로를 점유해 사용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이유였다. 예배 주최자인 전광훈 목사가 서울서부지법 폭력·난입 사태 배후·선동 혐의 등으로 지난 22일 구속송치돼 집회의 구심을 잃은 것으로도 풀이된다. 교회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권고와 경찰 쪽 공문 등이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찾은 광화문 앞 대로변은 지난 2년 간의 주말과 다른 모습이었다. 광화문 앞 사거리 모든 차로에서 차량이 원활하게 오가고 있었다. 매주 일요일 차도 한 방향 전차선을 차지하던 예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동화면세점 앞 일부 인도에서는 수백명 가량이 참여하는 예배가 열렸다. 교회 측은 동화면세점 인근부터 서울 종로경찰서 교통정보센터까지 약 110m 길이 인도에 의자를 깔아놓고 행사를 진행했다. 실내 수용이 어려운 최소한의 인원이 이곳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보였다. 대부분 고령의 참석자들이었다. 이들 사이에선 “눈이 와서 경사진 인도에 의자를 놓을 수 없다”, “이러니 차라리 차도에 의자를 깔아야 한다” 등의 성토가 들렸다.
연단이 꾸려졌지만 올라가는 사람은 없었다. 대신 사랑제일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예배를 영상으로 연결해 시청하고 있었다. 설교 시간에는 전 목사의 과거 설교 영상이 상영됐다.
이날도 이들 사이에선 ‘국민저항권’ 주장이 이어졌다. 전 목사가 서부지법 폭력·난입 사태 당시 근거로 주장했던 말이다. 조나단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광화문에 가신 분들은 전광훈 목사님의 희생으로 맺은 열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한국에 더 관심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하는 줄로 믿는다”며 “천만명이 달려 나와서 국민저항권이 완성될 수 있도록 역사해달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앞으로도 광화문에 나오겠다”고 말했다. 2021년 8월부터 매주 경기 포천에서 광화문까지 와서 참여했다는 김모씨(73)는 “집회에는 참여하지만 길을 막고 하는 집회에는 반대였다”면서도 “신앙의 자유를 위해 국민저항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70대 A씨는 “춥고 덥고 비 오고 눈 오고 상관 없다”며 “차도든 인도든 무슨 상관이냐”고 말했다.
반면 매주 예배행사로 영향을 받았던 상인 등은 반기는 분위기다. 인근 카페에서 일하는 한모씨(57)는 “주말마다 엄청 시끄러웠다”며 “앞으로도 장소를 축소해서 진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근처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 다니는 박모씨(67)는 “일요일마다 전 목사 목소리가 제일 컸다”며 “사랑제일교회 집회 소음 때문에 성당 예배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법적으로 아예 집회를 제한할 수 있는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교회 측이 거리 집회를 확대하려 할 경우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거나 법적 분쟁이 생길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