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선수권 혼복서 생애 첫 정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손가락 기원’
탁구 임종훈(왼쪽), 신유빈이 26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종합선수권 혼합복식에서 우승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랑의 힘이 이런 건가요? 오빠 덕에 우승했어요”라는 여동생의 너스레에 새신랑인 오빠는 “가장의 무게”라고 웃으며 답했다. 혼합 복식 파트너 임종훈(29·한국거래소)과 신유빈(22·대한항공)이 생애 첫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른 공을 재치 있는 입담으로 서로에게 돌렸다.
임종훈과 신유빈은 26일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제79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혼합 복식 결승전에서 조승민과 주천희(이상 삼성생명)를 게임스코어 3-1(11-2 10-12 11-9 11-9)로 눌렀다. 국제탁구연맹(ITTF) 혼합 복식 2위를 달리고 있는 둘은 그동안 빼곡한 국제대회 일정으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종합선수권대회에 처음 나서 우승을 합작했다.
신유빈은 “사실 (오빠와) 호흡을 맞출 시간이 많지 않다. 이번 기회에 맞추면 좋을 것 같기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우승으로 가는 길이 녹록하지는 않았다. 첫판이었던 16강에서 김우진과 최해은(이상 화성도시공사)에 3-2로 역전승했고, 4강에선 박강현과 이다은(이상 미래에셋증권)에게 두 차례 듀스 접전 끝에 3-2로 힘겹게 승리했다.
결승전에서 만난 조승민과 주천희는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이었다. 탁구 현장에선 의외의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임종훈과 신유빈은 첫 게임을 11-2로 가볍게 승리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두 번째 게임을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내줬지만 남은 두 게임을 모두 11-9로 잡아내며 우승했다. 임종훈은 “(대회) 혼합 복식에서 세 번 나갔는데 은메달만 땄다. 유빈이와 나가면서 첫 금메달을 따냈다”고 기분 좋게 웃었다.
임종훈과 신유빈은 이번 대회의 우승이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호성적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손가락 하나를 세웠다. 두 선수는 3년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아깝게 동메달에 그쳤다. 당시에는 중국이라는 큰 벽을 넘지 못했지만 지난해 12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왕중왕전인 파이널스 홍콩에서 중국 선수들을 두 번이나 꺾고 우승했기에 다른 결과를 자신하고 있다.
임종훈은 “이번엔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보다 높은) 은메달과 금메달을 목표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평소 아시안게임에 대한 언급을 꺼리던 신유빈도 “앞으로 과정을 착실하게 보내면 결과가 좋을 것”이라고 금빛 희망을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