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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늘지 않는, 너무나 가벼운' 중대재해처벌법, ‘산재 공화국’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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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지 4년이 지났지만 산업 현장의 중대재해는 줄지 않고 있다.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지난 4년간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 산재 사건 1521건 중 노동부의 수사가 끝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건은 18%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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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늘지 않는, 너무나 가벼운' 중대재해처벌법, ‘산재 공화국’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입력 2026.01.27 06:00

수정 2026.01.27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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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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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4년,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민주노총 제공

26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4년,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민주노총 제공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지 4년이 지났지만 산업 현장의 중대재해는 줄지 않고 있다. 중대재해법을 위반해도 실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어, 기업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에 실질적인 위력이 없다고 노동계는 평가했다.

재작년 4월 경북 문경의 한 공사 현장에서 추락해 숨진 건설노동자 고 강대규씨의 딸 효진씨는 26일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난 지금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중대재해 수사 과정에서 유족은 철저히 배제된다”고 말했다. 그는 “죽음의 무게와 판결의 무게가 다르다. 처벌은 가볍고 책임은 분산된다”며 “실형은 극히 예외적이고, 처벌이 약하니 예방 효과도 없다”고 했다. 강씨 산재 사망사건 관련 1심에서 현장소장은 징역 8년에 집행유예 2년, 소속 과장은 금고 4월에 집행유예 1년, 법인은 벌금 1억원 등을 선고받았다. 효진씨는 “중대재해법의 존재를 알고 국가가 유족의 편에 서 있는줄 알았지만,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수사와 판결을 겪으며 유족이 기대했던 정의의 자리는 여전히 비어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2022년 1월부터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사업주의 책임 및 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법이 시행됐지만, 산업현장에서는 중대재해가 끊이질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산재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산재사고 건수는 44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사고 사망자 역시 443명에서 457명으로 늘었다.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지난 4년간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 산재 사건 1521건 중 노동부의 수사가 끝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건은 18%에 불과했다. 내사 종결 비율은 20%, 수사 중인 사건은 60%에 달했다. 중대재해법 사건의 무죄 비율은 10.7%로, 일반 형사사건 비율(3.1%)의 3배다. 그동안 중대재해법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은 총 65건이었고, 이 중 실형은 6건으로 9%에 불과하다. 반면 집행유예 비율은 일반 형사사건(36.5%)보다 2.3배 많은 85.7%에 달했다. 법인에 대한 벌금형도 대부분 1억원 미만으로 선고됐다.

민주노총 법률원 하태승 변호사는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임에도 대부분 집행유예로 끝났다는 점은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에도 여전히 양형 수준이 낮은 점을 방증한다”며 “법인에 대한 벌금형 선고 경향이 형벌로서 위하력을 전혀 갖지 못하는 수준에 머무른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경우 기업살인법이 시행된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선고된 23건의 벌금 평균이 약 7억6816만원이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손익찬 변호사는 “높은 무죄율은 산재를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실수나 일탈로 보고, 이는 사업주 입장에서 예측할 수 없었다는 식의 판결을 보면 사법부의 인식이 후진적인 부분이 있다”며 “검찰은 경영책임자의 의무범위를 지나치게 축소 해석한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중대재해법 위반자에 대해 엄격한 양형기준을 설정할 것을 촉구했다. 안전 및 보건 의무 위반 정도가 중대한 경우, 2인 이상 피해자의 사망 등 피해 결과가 현저한 경우, 사업장 내 다수의 산재 사고가 발생한 전례가 있는 경우, 사고를 은폐하는 경우, 파견법 등 기타 노동관계법령 위반 사실이 존재하는 경우 등에 양형인자를 가중해야 할 것을 제안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기업의 규모와 매출액에 비례한 벌금형 양형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류현철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중대재해법은 기업이 구조적 문제 해결을 강화해야 하고, 경영책임자가 안전 보건의 중추 역할을 해야한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며 “그러나 산재가 양극화되고 있고, 작은 사업장의 안전 보건 위험들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적 자원을 투자하는 역량이 부족한 작은 사업장들에 대해선 지원책을 더 효과적으로 제공해야 하고, 역량을 갖춘 기업들에 대해선 분명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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