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이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관세 재인상 발표를 두고 “관세 참사”라며 “모든 책임은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은 작법자폐(자기가 만든 법이나 규칙에 자기가 당한다는 뜻) 비준 고집을 즉각 중단하라”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핫라인 번호를 받았다고 좋아하는 철없는 총리, 자기들이 장악한 국회의 입법을 탓하며 화만 내는 대통령”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참모들 뒤에 숨지 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하십시오”라고 적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국회 비준이 필요한 중대한 통상 합의를 체결해놓고 비준 절차를 외면해왔던 이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성명에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문제는 반드시 국회의 검증과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국민의힘의 요구를 발목잡기로 매도해왔다”며 한·미 간 협의 과정 공개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입법 지연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리는 데 대해 “민주당은 190석에 가까운 의석을 가지고 있는데 국민의힘에 책임을 전가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재경위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가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핫라인을 구축했다며 귀국한 지 하루 만에 뒤통수를 맞은 것”이라며 김 총리 책임론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국회 비준 주장에 재차 선을 그으며 입법 지연 책임이 국민의힘에 있다고 반박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 MOU(양해각서)는 국회 비준 대상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비준이 아니라 우리 국회의 입법에 주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모적인 비준 논쟁은 끝내고 현지 투자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대미투자특별법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서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법안 처리에 대단히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며 “대미투자특별법에 대해 여야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은 작법자폐 비준 고집을 즉각 중단하라”며 “미국은 비준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만 비준해 구속력 높은 조약으로 격상시키는 건 달리기 시합에서 우리 발을 스스로 묶는 것”이라고 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상임위원회에 후속 법안을 빨리 처리해달라고 하지만 순연돼 답답한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대응이 입법 지연 원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