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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최근 '탈팡'한 주부 A씨는 대체재로 홈플러스를 선택했다.

A씨는 "웬만하면 홈플러스 매장에서 산다. 다소 불편하지만 응원하는 마음에서"라며 "업계 1위인 쿠팡에서도 정보가 유출됐는데, 다른 전자상거래라고 안전하겠나. 온라인 쇼핑을 줄인 것만으로도 생활비가 줄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A씨 사례는 온라인 쇼핑채널로 쏠림 현상이 심화한 국내 유통업계 판도 변화와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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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팡 러시’ 옥석 가리는 e커머스, 이젠 속도보다 소비자 신뢰 잡기

입력 2026.01.28 06:03

수정 2026.01.2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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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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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사태이후 ‘요동치는 시장’

업계 전반 불신 분위기 확산

시장 포화에 수익성도 악화

네이버 등 경쟁자들에 기회

윤리경영·상생 실천이 해법

[경제밥도둑]‘탈팡 러시’ 옥석 가리는 e커머스, 이젠 속도보다 소비자 신뢰 잡기

최근 ‘탈팡’(쿠팡 탈퇴)한 주부 A씨(39)는 대체재로 홈플러스를 선택했다. 사상 초유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수세적으로 일관하는 쿠팡의 대응이 못마땅하던 차에 자금난으로 임직원 월급이 밀리고 있다는 홈플러스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A씨는 “웬만하면 홈플러스 매장에서 산다. 다소 불편하지만 응원하는 마음에서”라며 “업계 1위인 쿠팡에서도 정보가 유출됐는데, 다른 전자상거래(e커머스)라고 안전하겠나. 온라인 쇼핑을 줄인 것만으로도 생활비가 줄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A씨 사례는 온라인 쇼핑채널로 쏠림 현상이 심화한 국내 유통업계 판도 변화와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티메프(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에 이어 쿠팡 사태까지 터지면서 e커머스 전반에 불신도 커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쿠팡 사태가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 특성상 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만큼 고객 신뢰 확보 여부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27일 국가데이터처 통계를 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전체 거래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월까지 누적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247조원을 넘어서며 이미 2024년(242조897억원)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월간 거래액만 봐도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24조원을 넘어섰다. 내수 부진과 소비 위축에도 온라인쇼핑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시장에 뛰어든 플레이어들도 많다. 쿠팡과 네이버 ‘2강 체제’에서 신세계그룹 SSG닷컴·G마켓에 11번가와 롯데온 등과 같은 오픈마켓 종합몰부터 컬리·무신사·크림·오늘의집 등 전문·특화몰까지 포진해 있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 C커머스(중국계 e커머스)까지 공세를 펴고 있다.

다만, 온라인 소비가 일반화하면서 연간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은 줄고 있다. 2021년과 2022만 해도 전년 대비 21%, 10.4%에 달하던 증가율은 2023년 8.3%, 2024년 5.8%로 떨어졌다. 급속도로 팽창하던 국내 e커머스 시장이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진입한 것이다.

포화 단계에 접어든 시장에 경쟁이 격화한다는 것은 곧 수익성 악화를 뜻한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2개월 전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주요 e커머스 기업 간 패권 경쟁은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 중심의 전략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시장 전반에 경쟁력 확보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전반 불신 분위기 확산···소비자 의존도 줄이기 나서

e커머스업계는 쿠팡 사태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마다 유료 멤버십 강화 등으로 고객 확보에 나서는 등 이제는 속도보다 신뢰도 싸움”이라며 “고객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가격과 품질, 이용 편의성은 물론 정보 보안 등에서 ‘우리는 믿어도 됩니다’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도 쿠팡의 시장지배적 지위는 여전하겠지만 성장 속도는 주춤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반사이익 최대 수혜자는 쿠팡의 대항마로 꼽혀온 네이버가 거론된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지난달 30일 낸 자료를 보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주간 사용자 수는 지난해 11월 넷째 주 325만명에서 12월 셋째 주 375만명으로 15.2% 증가했다. 이 자료는 “지금의 e커머스 경쟁은 ‘누가 쿠팡을 이길 것인가’가 아닌 ‘누가 쿠팡과 다른 소비자를 더 빨리, 정확히 흡수하느냐의 싸움’”이라고 밝혔다.

쿠팡을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e커머스업계는 불똥이 튈까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입점업체 인기 상품을 쿠팡이 자체브랜드(PB) 제품으로 출시해 사실상 가로채기했다는 의혹 등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국회에는 판매자 정산 주기를 단축하는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매출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징벌적 과징금 도입도 추진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그간 성장이나 생존에 주력해왔다면 앞으로는 컴플라이언스(법규 준수) 부분을 특히 신경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커머스 의존도를 줄이려는 소비 습관도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은 원클릭 결제와 간편결제 등으로 구매 절차가 간소해 가격을 비교하거나 계획적으로 소비하기보다 즉흥적인 지출이 많았다는 ‘반성’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올라오고 있다. 교원그룹 등 국내 굵직한 다른 기업들에서 해킹 등 정보 유출 사태가 잇따르면서 자주 이용하지 않는 애플리케이션에 등록된 결제수단이나 주소록 등을 삭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비자 신뢰를 얻는 방법은 ESG(환경·사회· 지배구조) 경영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사회적 감시와 기업 윤리가 함께 작동돼야 하는데, e커머스는 혁신 기업으로 포장돼 제대로 된 규제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그 대표적인 부작용이 쿠팡 사태”라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로 우리가 쉽고 편하게 물건을 받을 수 있었던 ‘불편한 진실’을 온 국민이 알게 된 것”이라며 “다른 e커머스들도 윤리 경영과 상생 전략 등을 실천해야 ‘회팡’(탈팡 고객의 쿠팡 회귀) 현상을 최대한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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