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러화 약세 용인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뒤 달러 가치가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28일 하루 만에 약 24원 급락했다. 약달러와 엔화 강세 등이 이어지는 만큼 환율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3.7원 내린 1422.5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주간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20일(1419.2원) 이후 3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15.2원 떨어진 1431원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장중 142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환율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인상’ 발언으로 5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지만 이날 다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약달러 용인’ 발언과 엔화 강세 흐름이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아이오와로 출발하기 전 달러화 약세를 우려하느냐는 질의에 “아니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약달러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오와에 도착해 “나는 중국·일본과 정말 열심히 싸웠다. 그들은 항상 통화를 평가절하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달러 약세를 용인하는 취지의 발언이 알려진 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전 95.55까지 떨어졌다. 이는 2022년 2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엔화 강세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달러당 152.1엔대까지 떨어지며 엔화 가치는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면서 엔화 강세가 나타나고 원화 가치도 오르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달러 약세로 환율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지난 23일 이후 강력한 달러 하락 관성이 형성된 만큼 환율은 당분간 1400원대 초반을 향한 하향 안정화 경로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