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설탕세’ 도입을 공론화한 2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설탕 등 당류가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설탕세’ 도입을 공론화했다. SNS 엑스에 ‘마약보다 강력한 달콤한 중독…국민 80% 설탕세 도입 찬성’ 기사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담배처럼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을 억제하고, 지역·공공 의료에 재투자하는 방안에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라고 물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6년 설탕세 도입을 권고한 이후 120여개 국가가 비만·당뇨병 예방을 위해 부과하고 있다. 실제 영국에서는 음료 제조사 절반 이상이 설탕 함량을 줄였다니, 그 효과는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문제는 국민, 특히 저소득층에게 더 큰 부담을 주는 역진적인 ‘간접세 증세’라는 점이다. 식음료품 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통해 설탕세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것이다. 누구도 예외 없이 부과되지만, 달리 보면 부자도 빈자도 똑같이 부담한다. 보수 진영은 ‘국민개세주의’ 원칙에서 부가가치세 같은 간접세를 ‘평등한 세금’으로 옹호하기도 한다.
역사학자 에드워드 기번은 <로마제국쇠망사>에서 “가난한 자들은 군주에겐 하찮은 액수를 똑같이 과세받음으로써 적은 재산마저 박탈당할 것”이라며 로마 인두세의 역진적 모순을 고발했다. 이 현실성 없는 “불공정한 평등”은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이처럼 세금은 모든 정권에 피하고 싶은 짐이다. 박근혜 청와대의 조원동 경제수석은 “거위가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깃털을 살짝 빼는 식으로 세금을 더 거두는 것” 운운했다가, ‘국민을 바보 거위쯤으로 아느냐’는 뭇매를 맞았다.
이재명 정부가 주식 양도세나 부동산 보유세 중과 등 ‘적극적 세금 정책’엔 소극적이면서 우선 손대는 게 간접세라는 것이 탐탁지 않다. 법인세든 소득세든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대명제에 따라 ‘공정한 평등’의 세금을 조금이라도 손댈라치면 거위들은 아예 비명을 지르니 좀체 깃털을 뽑을 엄두를 못 내는 것인가.
설탕세 도입에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국민 부담과 형평성, 재정 수요 등을 고려한 ‘종합적 증세’ 로드맵과 함께 갔으면 한다. 그러지 않으면 2017년 대선 당시 주자들이 대거 담뱃세 인하를 공약했듯 지속 가능한 세제가 되기도 어렵다. 혹여 정부가 부의 재분배를 위한 주된 방법이 ‘세금’임을 잊거나, 그저 손쉬운 서민 깃털에만 눈이 가 있는 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