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폭발적인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어 국내 메모리 업계가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가운데 반도체 ‘투 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록적인 수익을 거두면서 주주 배당금도 대거 늘렸다. 삼성전자는 1년전보다 15% 증액했으며, SK하이닉스는 무려 두 배로 늘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3조6011억원으로 전년보다 33.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9% 늘어난 333조6059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1조3000억원 규모의 2025년 4분기 결산 특별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분기당 약 2조4500억원씩 매년 총 9조8000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실시해왔는데, 이번 특별배당을 더하면 지난해 총 배당은 11조10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1주당 배당금은 2024년 1446원에서 2025년 1668원으로 15.3% 늘어난다. 삼성전자의 특별배당은 2020년 4분기 이후 5년 만이다.
회사는 “기존에 약속했던 배당 규모보다 주주 환원을 확대했다”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 정부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올해부터 실시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에 발맞춘 것이다. 기업 배당소득에 대해 일반 종합소득세율(최고세율 45%)보다 낮은 세율(최고세율 30%)을 별도로 부과하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이번 특별배당으로 배당성향 25.1%를 기록,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배당액 10% 이상 증가’라는 고배당 상장사 요건을 갖추게 됐다.
SK하이닉스도 97조1467억원을 달하는 2025년 매출을 달성했다고 전날 밝혔다. 영업이익은 47조2063억원다. 영업이익률은 사상 최고치인 58%다.
SK하이닉스도 배당금을 늘렸다. 먼저 1조원 규모의 추가 배당을 실시한다. 원래 분기 배당금은 375원인데, 4분기 결산배당에는 1500원을 얹어 1주당 1875원을 되돌려주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 2025년 연간 배당금 총액은 주당 3000원으로, 2024년의 1500원 대비 2배 늘어난다. “연간 총 2조1000억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지분율 2.1%에 해당하는 1530만주(약 12조2000억원)의 보유 자기주식을 전부 소각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SK하이닉스의 배당성향은 지난해 기준 8.1%로 아직 한자릿수대에 불과하다.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종은 수익 대부분을 시설 및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전통적으로 배당 성향이 낮은 산업으로 꼽힌다. 배당성향이 높은 삼성은 예외적인 편에 속한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상장사 총 1505개사 중 218개(14.5%)만 고배당기업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제조업(20.6%) 금융보험업(44.4%)에 비해 낮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