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2021년 10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현복)는 2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홍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43억7600만원의 추징을 명했다.
재판부는 홍 회장에게 적용된 8개 혐의 중 배임수재 등 2개 혐의, 약 73억원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6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및 면소 판단했다.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의 나이와 건강상태, 남양유업과 주주들에 대한 피해회복 방안 마련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함께 기소된 남양유업 전 연구소장 박모씨 등 피고인 5명 중 4명에게는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징역 3년을, 1명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먼저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의 리베이트 43억원 수수 혐의(배임수재)를 유죄로 판단했다. 법인 소유 차량과 별장 등 30억원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혐의도 유죄로 봤다.
반면 당시 남양유업이 업체를 부당하게 끼워 넣어 회사에 손해를 야기하는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부분 배임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것을 공모한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친척을 납품업체에 취업시켜 급여를 받게 한 혐의도 부정청탁에 따른 별도 이익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납품업체들로부터 광고 수수료 및 감사 급여 명목의 돈을 받아 횡령했다는 혐의도 공소시효 만료에 따른 면소 및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홍 전 회장은 남양유업을 운영하면서 납품업체들로부터 광고 수수료 및 감사 급여 명목으로 16억5000만원을 수수하고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거래 중간에 불필요하게 끼워 넣어 회사에 171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거래업체 4곳으로부터 리베이트 43억7000만원을 수수하고 사촌 동생을 납품업체에 취업시켜 급여 6억원을 받게 한 혐의도 있다. 법인 소유 별장, 차량, 운전기사, 카드 등 합계 30억 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받았다.
코로나19 유행 시기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데 관여하고 수사가 시작되자 증거 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전 연구소장 박씨 등 임직원들도 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거나 도관 업체를 세우는 등의 수법으로 회사 매출과 영업 이익이 감소해 상장 기업 주식 가치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