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어떻게 변화를 거부하는가
슈테판 클라인 지음 | 유영미 옮김
어크로스 | 312쪽 | 1만9800원
불만족스러운 회사에 대해 불평하면서도 그만두지 않고, 건강을 해치는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서 병에 걸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지금보다 나은 삶을 위해 때로는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작심삼일’로 끝나기 일쑤다. 왜 우리는 변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늘 제자리일까?
<뇌는 어떻게 변화를 거부하는가>는 이 같은 질문에 과학적으로 답하는 책이다.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우리가 변화하지 못하는 이유를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외부 환경으로 돌리지 않는다. 문제는 더 근본적인 곳, 바로 우리 뇌가 스스로 파놓은 함정에 있다는 것이다.
책은 고대 문명의 몰락, 19세기 의학의 비극, 코카콜라를 비롯한 기업들의 실패 사례를 통해 인간이 얼마나 익숙함에 집착하는 존재인지 보여준다. 화산 폭발로 대피령이 내려진 카리브해 몬트세랫 섬에서 구조된 사람들은 목숨 걸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내가 살던 곳’이라는 이유에서다. 기후위기, 인공지능의 부상, 고령화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두려움과 틀에 갇힌 뇌’는 인류의 발걸음을 늦추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뇌의 작동 방식에 있다. 효율을 위해 진화한 뇌가 인지적 오류와 고정관념, 착각을 만들어내며 변화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확증편향, 손실 회피, 낙관적 착각 같은 이성의 함정은 우리가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는 순간에도 조용히 작동하며 행동을 늦춘다. 인간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존재가 아니라 기존 믿음에 맞춰 세상을 예측하고 왜곡하는 존재에 가깝다는 주장은 불편하지만 설득력이 있다.
해결책은 어디에 있을까? 담배 규제나 노예 해방처럼 성공한 변화의 역사는 우리에게 그 실마리를 제공한다. 착각을 인지하고, 부정이 아닌 희망을 동력으로 삼으며, 작은 공동체의 성공 경험을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 것. 작가는 변화란 개인의 결단이 아니라 문화로 만들어질 때 지속된다고 강조한다. 변화는 결코 혼자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