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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KPS 하청노동자 직고용,‘위험의 외주화’ 고리 끊는 전기로

입력 2026.01.3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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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 노동자들과 유족이 지난해 6월3일 충남 태안군 한국서부발전 본사 앞에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태안화력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 노동자들과 유족이 지난해 6월3일 충남 태안군 한국서부발전 본사 앞에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한전KPS가 발전소 설비 정비 업무를 맡은 재하청노동자 660여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태안화력발전 하청노동자 김충현씨가 숨진 사고를 계기로 꾸려진 민관 합동기구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에서 논의 끝에 합의에 이르렀다. 늦긴 했지만, 반가운 조치다.

발전 설비 정비 업무를 맡은 노동자들은 발전사 → 한전KPS → 2차 하청업체로 이어지는 복잡한 고용 구조에 놓여 있다. 끼임 사고로 숨진 김충현씨도 서부발전의 하청을 받은 한전KPS가 재하청을 준 업체 소속이었다. 이런 구조에선 관리 책임이 불분명해지고 안전 점검도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그로 인한 ‘위험의 외주화’가 산재 사고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2018년 태안화력 하청노동자 김용균씨 죽음 이후에도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정부에 이들의 직접고용을 권고했지만,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그 사이 같은 현장에서 김충현씨가 또 목숨을 잃었다. 반복되는 죽음에도 한전KPS는 책임 미루기에만 급급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는 법원 판단과 고용노동부 시정지시조차 무시했다. 이번에 나온 직고용 결정은 ‘제2의 김충현을 막아달라’던 유족과 시민사회의 호소, 노동자들의 지난한 투쟁 끝에 얻은 것이다. 직접 고용 절차와 처우는 별도로 구성될 ‘노·사·전문가 협의체’에서 정한다고 한다.

김용균의 죽음 이후 원청의 산재 책임을 강화한 ‘김용균법’이 통과되고, 경영자의 책임을 강화한 중대재해법이 제정됐다. 그러나 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일터는 여전히 위험하다. 최근 5년 동안 한국수력원자력과 5대 발전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상자의 85%가 하청 노동자이다. 사망자 5명도 모두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였다. 이 통계는 ‘위험의 외주화’가 바뀌지 않은 현실임을 보여준다. 결국 원·하청 사이의 ‘책임 회피 구조’가 제2의 김충현씨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위험을 떠미는 일터의 비극이 없으려면, 기업 책임을 강력히 묻는 동시에 발전사의 원·하청 구조를 대폭 개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산재 근절이란 이재명 정부 목표는 공염불에 그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위험한 대형 설비를 갖고 있는 제조업의 관리·정비 등은 하청을 맡길 수 없도록 규제하는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발전사 하청 노동자들은 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고용불안이라는 위협까지 엎친데 덮친 격이다. 한전KPS의 하청노동자 직고용을 계기로 공공기관부터 고용구조를 개선해 ‘위험의 외주화’를 끊어내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법적·제도적 장치 확보에 비상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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