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과 대전, 전남과 광주, 대구와 경북의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안이 30일 각각 발의됐다. 특별법이 다음달 말까지 국회를 통과하면 6·3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을 선출한 뒤 7월1일 출범하게 된다. 이들 법안은 지방분권, 성장축 육성, 재정자립 등을 명분으로 과도한 특례를 요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국회가 행정통합 속도를 올리는 것과 별개로 꼼꼼히 논의해야 한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조성 특별법안’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안’을 당론으로 제출했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의원들도 ‘대구경북특별시 설치 및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정부가 행정통합 지역에 대해 4년간 연간 5조원씩 20조원 지원과 공공기관 이전 우선 배려 등 파격적 지원 계획을 내놓자, 지역별 행정통합 특별법 발의가 이어지며 국회 논의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지역별 특별법안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 요구를 포함하고 있다. 전남광주 특별법안은 370여개, 대전충남 특별법안은 240여개의 특례조항이 들어 있다. 정부의 균형발전 지원, 중앙정부 권한 이양, 자율성 확대 등을 위해 필요하다며 경쟁적으로 요구한 특례 조치 들이다.
그중에는 정부의 행정통합 의지를 활용에 이참에 지역 현안·민원을 모조리 해결하려는 건 아닌지 우려스런 대목도 포함돼 있다. 전남광주 특별법안은 300만㎡ 미만의 그린벨트 해제시 국토부 장관과의 협의 없이 진행, 대규모 사업의 신속 추진을 위해 10년간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런 특례는 난개발 우려를 키울 수 있다. 특히 외국인투자기업은 근로기준법상 유급 휴일을 무급으로 하고, 파견 근로자의 대상 업무 확대·파견 기간 연장 등 노동기본권을 침해하는 조항도 있다. 이런 초헌법적 특례 요구는 국회가 반드시 심의·제어해야 한다.
행정통합은 지역소멸 위기 대응과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중대사다. 재정과 행정 권한을 지방으로 넘겨 실질적 분권을 위한 제도적 기틀을 짜야 한다. 지역 발전을 위해 국가적으로 자치·분권을 강화하는 방향이 바람직하지만, 과도하고 초법적인 특례 요구를 수용해선 안 될 것이다. 또 전남·광주, 대구·경북은 특정 정당이 대다수 단체장들과 의회를 장악하고 있어 ‘견제 없는 행정 독주’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유념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고 보완할 제도적 장치도 국회와 중앙정부 차원에서 강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정당의 지방정부·의회 독점을 완화할 수 있는 정치·선거 개혁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국회는 지역별 이해나 당리당략을 넘어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설계한다는 각오로 행정통합 법안 심사에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 천준호 원내수석부대표, 백승아 원내대변인(왼쪽부터)이 30일 국회 의안과에서 ‘충남대전통합특별법안’과 ‘ 전남광주통합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 이인선 대구시당 위원장(왼쪽)과 구자근 경북도당위원장이 30일 국회 의안과에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