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법원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하면서 “금원 수수 이후 통일교 측과 권 의원의 관계가 긴밀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결문에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등 통일교 간부들이 권 의원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윤석열 정부와 접촉할 수 있는 ‘통로’로 활용하려 한 정황을 보여주는 대화도 담겼다.
‘정치권 접촉’ 논의한 통일교 간부들 대화… ‘권성동’ 이름 수차례 언급
30일 경향신문 확보한 권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심 판결문에는 통일교 내부자들이 권 의원과 접촉한 날(2022년 1월5일) 전후로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의 대화에서는 권 의원이 여러 번 언급됐다.
윤 전 본부장은 2021년 12월30일 당시 통일교 부회장에게 “후원은 이제 얘기하시어요. 대신 어제 제가 권(성동)에게 얘기한 조건을 우선적으로 수용하라고 해주시구요. 후원은 그 뒤 과감하게 제가 제안할게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과 얘기할 때 받은 느낌은 윤(석열) 후보의 우리 서밋 참석에 고민과 우려가 느껴졌어요. 그래서 구체적 후원금액은 얘기 안 했고, 표수·재정지원 이를 위해서는 서밋 참석과 우리 정책 공약화를 얘기했구요”라고도 했다.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쪽에 재정 지원 등을 해주는 대가로 통일교 현안을 청탁하려 한다는 취지의 대화로 풀이된다.
권 의원과 만나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날인 2022년 1월5일, 윤 전 본부장은 당시 부회장에게 “미팅 잘 했습니다. 지난번 보다는 대화하면서 많은 신뢰가 있음을 느꼈고, 저희와의 미팅에 대해서도 윤석열 후보에게 보고하고 나올 정도로 신뢰는 이제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며칠 뒤 부회장이 ‘후원금’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윤 전 본부장은 “어머님 결정 후에요. 일단 권에게는 그날 신뢰 수준의 지원을 했어요”라고 답했다.
“권성동-윤영호, ‘1억 전달’ 만남 뒤 관계 긴밀해졌다”
권 의원이 윤 전 본부장과 만나 1억원을 받은 2022년 1월5일 이후 두 사람이 주고받은 문자 내용도 판결문에 담겼다.
윤 전 본부장은 같은 달 11일 권 의원에게 “다음 주 화·수·목 가운데 일정 하나 주시면 점심식사 모시고 싶습니다”라고 연락했다. 이후 두 사람은 같은 해 1월19일 다시 만났다. 윤 전 본부장은 만남 이틀 전인 1월17일에 “작은 정성이지만 선물을 좀 보내드리고 싶은데, 주소 하나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냈고, 만난 다음날에도 “어제 약소하게나마 와인과 고기를 보냈는데, 발송인 카드가 안 보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것은 방안을 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권 의원에게 연락했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2022년 1월5일 점심 식사 이후로 피고인과 윤영호의 관계가 긴밀하게 발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권 의원이 2022년 2월8일 천정궁에서 한 총재를 직접 만나고, 같은 해 3월22일 윤 전 본부장과 함께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의 사무실에도 방문해 1시간가량 접견하기도 했던 점 등이 인정된다면서 “윤영호는 피고인 등을 통해 윤 전 대통령 측에 접근했고, 피고인 역시 윤영호 등과 통일교의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