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챗 GPT
최근 인공지능(AI)으로 울음소리를 조작해 자녀가 납치된 것처럼 부모를 속이는 보이스피싱이 잇따라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은 1일 “자녀 납치를 빙자한 보이스피싱 사기가 성행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주의)를 발령했다. 최근 교원그룹 해킹사고 등으로 학부모 대상 보이스피싱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사기범들은 학원 밀집 지역 학부모를 범행 대상으로 정한 뒤 전화를 걸어 자녀의 이름과 학원명 등 개인정보를 제시한다. “여기 △△동 학원 앞인데 ○○이 엄마죠?”라고 묻는 식이다.
사기범들은 그러면서 구체적인 상황 설명 없이 ‘엄마. 술 취한 사람이 때렸어’ 등 아이의 울음소리를 짤막하게 들려주며 부모의 불안감을 자극한다. 그러나 이때 사기범이 들려준 울음소리는 AI로 조작된 가짜 목소리다.
울음소리는 발음이 불분명하고 사람마다 차이가 크지 않아 순간 당황하면 부모도 자녀의 목소리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사기범은 자녀가 자신에게 욕을 해 화가 나서 자동차에 감금하고 때렸다는 식으로 거짓말한 뒤 부모에게 술값 등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한다.
아이가 발버둥 쳐 휴대전화 액정이 파손됐다며 수리비를 요구한 사례도 있다.
금감원은 과거 고액을 요구했던 것과 달리 최근들어 예·적금 해지나 대출 없이 바로 입금할 수 있는 50만 원가량 소액을 요구하며 단시간에 범행을 끝내려는 수법이 많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전화로 아이의 우는 목소리를 들려주고 아이를 납치했다며 금전을 요구하면 AI를 악용한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며 “일단 사기범의 전화를 끊고 자녀의 위치와 안전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자녀의 일상에서 있을 법한 내용과 방식으로 교묘하게 접근해 피해자가 사기 여부를 알아차리기 어렵다”며 “통신사의 AI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를 이용하면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1
[피해자] 여보세요?
[사기범] 네, □□(자녀 이름)이 엄마시죠? 잠시만요, □□아, 빨리 얘기해줘 엄마한테. 울지 말고!
[AI 자녀사칭 목소리] 흑흑...엄마.. 아저씨가 때렸어..
[피해자] (사기범에게)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사기범] 방금 내가 술 마시고 길가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얘가 XXXX라고 욕을 했어요. 아줌마, 내가 너무 열 받았다가 참고 전화하는 건데, 애는 해칠 생각 없고 차에서 내려다 주면 되잖아.
[피해자] 무슨 소리예요? 어디에요?
[사기범] 애를 그냥 내려줄 수는 없고, 나한테 성의 표시로 술값이라도 보내줘. 50만원만 입금해. 지금 통화 중인 상태로 입금해.
#2
[피해자] 여보세요?
[사기범] 여보세요? △△(자녀 이름)이 엄마시죠? 바꿔줄게요.
[AI 자녀사칭 목소리] 흑흑...엄마... 이 사람이 때렸어.. 술 취한 사람이 때렸어..
[피해자] 어? 뭐라고? 지금 어디야?
[AI 자녀사칭 목소리] 나 지금 차 안에 있어...
[피해자] 어디세요?
[사기범] 위치는 알려주면 네가 경찰에 신고할 거니까 나중에 알려줄 거고. 방금 보니까 얘가 발로 차서 내 핸드폰 액정이 망가졌다고. 핸드폰 수리비만 보내면 애는 더 이상 때리지 않고 차에서 내려 줄게. 통화 상태로 핸드폰 수리비 50만원만 입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