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지난해 11월5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삼의사 묘’를 바라보고 있다. 류인하 기자
국가보훈부가 1일 백범 김구 선생 등 독립지사들의 유해가 모셔진 효창공원을 ‘국립효창독립공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국무회의에서 관리 문제를 지적하면서 전환 검토를 지시한 데 이은 것이다. 보훈부는 공론화를 거쳐 올해 안에 기본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라고 한다. 한국 독립운동을 대표했던 위인들을 모신 공간임에도 여러 이유로 그간 방치되다시피 해온 점을 생각하면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효창공원에는 백범과 이봉창·윤봉길·백정기 등 ‘삼의사’, 이동녕·차이석·조성환 선생 등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의 묘역이 마련돼 있다. 안중근 의사의 가묘도 조성됐다. 국립현충원보다 앞서 순국선열 유해를 모신 ‘1호 국립묘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범은 삼의사 묘역을 조성하면서 석축에 ‘유방백세(流芳百世·꽃다운 이름이 후세에 길이 전함)’를 새겨 넣었다.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에 헌신한 수많은 독립지사·의사들의 정신을 기억해달라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효창공원은 그동안 용산구 공원녹지과가 단독으로 관리 책임을 맡아오면서 관리 부실이 줄곧 지적돼왔다. 지난해 11월12일자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독립운동가 시설 관리 인력은 2명뿐이고 연간 예산도 공원관리 예산의 3.3%인 4100만원에 불과했다. 그 결과 안중근 의사 가묘는 짐승에 의해 파헤쳐졌고, 삼의사 묘역 석축은 곳곳이 뒤틀리고 내려앉고 있었다. 정부 주도로 효창공원을 품격 있게 정돈하고 관리하기 위한 국립공원화는 필요를 넘어 사회 공동체의 책무일 것이다.
효창공원의 국립공원화는 과거에도 추진됐으나 개발 제한을 우려한 인근 주민 반대와 정치 상황 변화로 무산됐다. 2005년 노무현 정부의 민족공원화 계획은 효창운동장 이전을 문제 삼은 축구계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서울시 등이 ‘효창 독립 100년 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흐지부지됐다.
독립공원화 반대 이유인 개발 제한이나 출입 불편은 기우에 불과하다. 보훈부가 관리하는 국립공원은 환경부와 달리 ‘개발 제한’ 규정이 없다. 그런데도 부동산 권리 운운하며 반대하는 건 ‘님비 현상’에 불과하다. 다만, 주민 반대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역사성을 살리면서도 시민이 편히 찾을 수 있는 개방된 공간으로 독립공원화가 이뤄지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