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증가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
아뿔싸, 주식이 또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30일 장중 5300선을 넘어섰다. 금값은 왜 이러는 건가. 국내에서 금 한 돈(3.75g)을 사려면 100만원(30일 기준) 넘게 줘야 한다. 국제 금값은 온스당 55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2024년 1월 2000달러 남짓했던 금값이 2년 새 약 2.5배로 뛰었다.
차라리 보고 듣지 말 것을, 진작 ‘살 걸’ 후회가 밀려온다. 이러다 나만 빼고 다 돈을 벌 것 같다. 온 나라가 떠들썩한데 홀로 외딴섬에 낙오된 느낌이다.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다. 자기만 뒤처져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듯한 불안함을 느끼는 증상을 가리킨다. ‘포모’는 미국 기업가 패트릭 맥기니스가 ‘매진 임박’ ‘한정 판매’처럼 소비자의 조바심을 이용한 마케팅 용어로 소개하며 알려졌다. 소셜미디어 확산과 더불어 이 증상을 사회병리 현상으로 주목하면서 증후군이란 말이 붙었다. 2013년엔 옥스퍼드 신조어 사전에 등재됐다.
포모 증후군은 투자 결행을 위한 전조 증상이다. 좋은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경제적 열등감을 자극해 ‘빚투’(빚내서 투자)도 서슴지 않게 한다. 수년 전 청년 세대가 ‘영끌’하며 집을 샀던 것도 이 같은 심리에서 발현된 경우가 많다. 경기 불황에 잠잠했던 포모 증후군이 최근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 있다. 주식·금값이 불을 뿜자 너도나도 투자 대열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증시 일일 거래대금이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했고, 금은 골드바 판매 중단 등 품귀현상까지 벌어졌다.
자산 증식을 위한 노력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 이면엔 돈이 돈을 낳는 한국 사회의 그늘이 있어 씁쓸하다. 다들 저마다의 절박함으로 ‘한 방’을 터뜨릴 모험을 감행한다. 그러나 누군가 큰 수익을 올렸다는 소문만 듣고 달려들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다.
“악마는 맨 뒤에 처진 자를 잡아먹는다”는 미국 월가의 오래된 격언이다. ‘뒤늦게 고점에서 상투 잡으면 망한다’는 경고다. 그럼에도 ‘나는 늦지 않았다’며 수시로 휴대폰 앱을 열어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평생 아끼고 모은 돈을 날리면 그보다 치명적인 일도 없다. 엉덩이가 들썩거려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