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강한 대한민국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강한 대한민국

입력 2026.02.01 19:57

국제정치는 여전히 힘의 세계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전쟁이나 미국과 이란 간 고조되는 긴장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그것을 저지하고 패권국의 위치를 계속 움켜쥐고 가려는 미국, 이 둘 사이에서 자신의 파이를 지키고 키우려는 유럽, 모두가 경제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새로운 기술과 더 강력한 군사력을 갖기 위해 달리고 있다. “결국 국력”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시대이다.

이런 상황에서 요즘 한국 사회에는 묘한 조급함이 흐른다. “아직 부족한가, 더 올라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에게 이제 내려올 일만 남지 않았는가.” 국가 상실부터 극한 빈곤까지 힘이 없는 나라의 온갖 비참함을 다 겪으며 여기까지 올라온 나라이다보니 내려가는 것에 대한 공포가 아주 크다. 그럴수록 더 높은 경제성장률, 더 뛰어난 기술, 더 강한 군사력, 이 모든 것에 대한 열망이 정부의 국정계획에서부터 각종 미디어와 학자들의 출판물에까지 활활 타오른다. 코스피 지수는 얼마나 상승했는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몇위인가? 한국의 인공지능(AI) 기술은 몇위쯤 되는가?

코스피 지수·GDP·AI 국가 순위…
정부의 시선 ‘숫자’ 머물러선 안 돼
사회 정의·불평등 해소 ‘내실’ 중요
이 대통령, 개혁의 큰 그림 그려야

확실히 이런 지표들은 중요하다. 특히 정치와 경제 전반에 걸친 전반적 침체에서 나라를 일으켜야 하는 지금의 정부에는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숫자와 순위표 뒤에 있는 복잡한 사회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정부의 시선이 단지 숫자의 증감과 순위의 등락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과거 우리가 가난하던 시절, 후진국이던 시절, 한국 사회가 국력의 숫자에 집착했던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일단 키우고 올려야 한다는 것이 설득력을 가졌다. 그러나 지금의 대한민국은 그런 성장의 논리만으로는 설명할 수도, 이끌어갈 수도 없다.

주식시장이 불붙고, 인공지능과 로봇산업을 한국의 기업들이 주도하고, GDP와 수출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미래에 대한 우리의 불안도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그 과실을 사회 전체로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없다면 그 모든 성장은 반쪽이다. 주거 비용 급등, 안정적인 일자리의 감소, 정규직과 비정규직,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이런 상황 아래 고통받는 시민들에게는 “국력이 강해졌다”는 말이 별로 와닿지 않을 것이다.

국력을 외부와의 경쟁과 충돌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능력으로만 보는 것은 너무 좁은 시각이다. 국가가 성장할수록 국력은 오히려 내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능력에서 나타난다. 사회가 공정한 게임의 룰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지, 불평등 문제는 어떻게, 어느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는지,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와 제도가 얼마나 존중받고 있는지, 시민들 상호 간, 그리고 제도에 대한 신뢰는 어느 정도인지, 이 모든 것이 국력이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을 정말로 강한 나라로 만들려면 몇개의 법을 바꾸는 이상의 노력과 지혜, 결단력이 필요하다.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아주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한다. 규제 이상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제도 자체를 재설계하고 생각 자체를 바꿔야 하는 부분도 있다. 이제껏 가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만큼 불확실성도 훨씬 크다. 한국 사회가 맞닥뜨린 많은 문제들, 즉 노령화와 삶의 불안정성, 청년실업 등은 우리보다 먼저 선진국의 길을 걸어간 다른 나라들도 속시원히 해결하고 있지 못하는 오랜 골칫거리들이다. 딱히 베껴 올 모범 답안이 없다는 뜻이다.

각종 여론조사와 선거에서 끝없이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정부로서는 이런 지루한 싸움에 매달리는 것이 그다지 매력적일 수 없다. 그러나 정말 성공한 정부로서 평가받고자 한다면 피할 수 없는 싸움이기도 하다. 많은 시민이 지금의 대통령에게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키를 넘겨준 이유는 그런 과감한 도전을 제대로, 멋지게 벌여주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두고 코스피 5000 올리는 일보다 쉽고 중요한 일이라고 소셜미디어에서 밝히며 자신감과 사명감을 드러냈다. 표계산 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만 감수하면 될 일이라고 결연한 의지도 밝혔다. 규제나 정책적 인센티브가 단기적으로 가져다 줄 수 있는 효과를 믿고 한 말은 아니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의 틀을 새롭게 짜기 위한 큰 그림의 일부분이기를 기대한다. 구조를 바꾸는 큰 개혁의 시작이기를 바란다. 강한 대한민국, 그야말로 ‘누구라도 건드리면 패가망신’하는 대한민국은 그런 개혁의 열매로서만 가능할 것이다.

윤비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윤비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