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철과 혼합 ‘스펀지’ 정화 효과
소나무 껍질에 산화철을 조합한 물질을 채워 넣은 정수 장치. 오울루대 제공
하수에 버려진 항생제나 진통제 등의 의약품을 소나무 껍질로 90% 이상 걸러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자연계와 인간의 건강을 보호할 새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 오울루대 연구진은 지난달 소나무 껍질에 특수 처리를 해 하수에 섞인 폐기 의약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원래 의약품은 정해진 회수 절차에 따라 폐기해야 하지만, 가정 등에서는 하수도에 그대로 흘려보내는 일이 잦다. 토양과 강이 오염되고, 인간의 건강도 손상될 수 있다.
버려진 의약품을 하수에서 걸러내려면 ‘활성탄’이 있어야 한다. 활성탄은 숯을 원료로 흡착 능력을 극대화한 물질인데, 문제는 비싸다는 점이다. 일반 하수 처리 공정보다 비용이 최대 5배 더 든다. 활성탄이 꼭 필요할 때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이유다.
연구진은 이런 고가의 하수 처리 수단을 대체할 방안을 만들었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소나무 껍질이다. 소나무 껍질을 잘게 자른 뒤 산화철을 섞는 방법을 제시했다. 산화철은 소나무에 포함된 천연 폴리페놀 화합물과 결합해 물에서 의약품을 흡수하는 일종의 스펀지를 만든다.
연구진 실험 결과, 이런 변형 과정을 거친 소나무 껍질은 물에서 진통제, 혈압약 등을 90% 이상 흡수했다. 특히 항생제 트리메토프림은 99.7%, 항우울제 벤라팍신은 93.7%를 제거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의약품 외 다른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연구진은 “북방 침엽수림대에서 소나무 껍질은 구하기 쉬운 소재”라며 “수질을 높이기 위한 지속 가능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